충청권은 가계대출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이 꺾이지 않은 상황으로, 높은 금리에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대전·세종·충남 시중은행과 2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74조 159억원으로, 1년 전보다 -2.5% 줄었다. 이중 주택담보대출은 39조 5715억원으로 1년 전보다 3.1% 증가하면서 여전히 상승 기류가 지속되고 있다. 대전의 경우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9월 한 달간 -330억원 감소한 19조 473억원이다. 전체적인 가계대출 잔액은 9월 줄었으나 주택담보대출은 468억원 증가한 13조 579억원으로 집계됐다.
2금융권인 비은행금융기관 가계대출 잔액은 9월 212억원 감소한 9조 4466억원이다. 이중 주택담보대출은 47억원 늘어난 4조 4266억원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은 1년 전과 비교하면 16.4%나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세종도 가계대출도 꺾이지 않은 모양새다. 9월 세종의 시중은행 가계대출은 -89억원 감소한 6조 9503억원이다. 이중 주택담보대출은 157억원 늘어난 5조 2114억원으로 나타났다. 2금융권 역시 가계대출은 -128억원 줄어든 1조 6298억원이지만, 주택담보대출은 -27억원 줄어든 3555억원으로 감소세가 크지 않았다.
충남의 9월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865억원 하락한 17조 6497억원이다. 이중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1조 5411억원으로, 9월 한 달간 17억원 상승했다. 상승 폭은 미미하지만 7월 11조 3243억원에서 8월 11조 5394억원으로 2151억원 증가한 이후 추가적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2금융권도 가계대출은 9월 한달 -224억원 감소한 19조 2923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351억원 상승한 4조 9790억원이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하면 10.4% 증가한 수치다.
가계부채가 쌓인 상황에서 기준금리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4일 기준금리는 0.25%포인트 인상된 3.25%다. 2021년 8월 이후 1년 3개월 동안 기준금리는 0.5%에서 3.25%로 2.75%포인트나 올라섰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은행의 예금 금리 등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고, 결국 은행이 대출에 적용하는 금리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또 기준금리가 내년 상반기까지 0.25~0.50%포인트 인상된다고 가정하면 원리금 상환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
현재도 대출금리는 상단이 8%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는 연 5.280~7.805% 수준이다. 신용대출 금리도 1등급, 1년을 기준으로 연 6.218~7.770%다. 이번에 인상된 기준금리 상승 폭만 높아지더라도 연내 대출금리는 8%대에 진입할 전망이다. 저축은행도 신규 신용대출 금리가 최고 19.9%까지 높아진 상황에서 지역민들의 한숨이 깊어진다.
직장인 장 모(51) 씨는 "신용대출 금리가 너무 올라서 이번에 일부 상환은 했지만, 주담대는 어쩔 수 없이 그대로 가져가고 있다"며 "금리가 오를 대로 올라 계산기를 두드려보고 있지만 이자부담이 너무 커져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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