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
혁신위원회가 민주당 대전시당 이미지 제고를 위해 조사한 FGI(포커스그룹인터뷰) 결과였다. 하지만 시당은 FGI 조사 결과를 제외한 14개 혁신안과 자치 당규 제정(안)만 언론에 배부했다.
혁신위원회가 펴낸 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이유가 짐작이 갔다. FGI 조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민주당 대전시당에 상당히 냉혹한 평가를 내렸기 때문이다. 시당의 존재감이 희미하고 적극성이 떨어진다거나, "혁신 약속이 말로만 그쳤다"는 각종 비판이 쏟아졌다.
현 이미지는 '그 나물에 그 밥', '보이지 않는 민주당'으로 압축됐다. 우선 보수진영 대비 비교 우위를 상실한 기득권 집단이라고 봤다. 한 응답자는 "(보수와) 비슷하다고 여겨질 정도로 뭔가를 안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확실히 무엇을 하는 이미지가 없어 무능력하다는 이미지로 남는다는 평가도 나왔다. 국민의힘이나 군소 진보정당보다 동원력이나 결집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6·1 지방선거 공천 과정과 주요 현안에 대한 대응 미흡도 질타했다. 한 응답자는 장종태 전 서구청장의 '리턴공천' 과정을 들며 "당장의 이익만을 위해 약속을 안 지키는 모습을 계속 보여줬다"고 평했다. 이 때문에 혁신 약속이 말로만 그쳤고 시당 이미지에도 상처를 입었다는 진단이다.
국민의힘 이장우 대전시장 취임 이후 발생한 온통대전 폐지와 주민참여예산제 축소와 같은 이슈에 대해서도 "이런 일이 있어? 라고 생각되는 문제들에 대해 더불어민주당도 액션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미지 개선을 위해선 시당의 일상적 정치활동 복원이 시급하다고 봤다. 지지자 대상 웹자보 배부와 현수막 게시, 토론 활성화는 물론 논쟁 사안에 대해 시당이 앞장서지 못해도 입장을 갖고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하단 얘기다.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중도성향 유권자를 끌어오기 위한 각종 생활 이슈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문도 있었다.
권리당원들로부터 받은 혁신 의견도 비판의 수위가 높았다.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새 인물로 교체", "현재 대전 국회의원 물갈이", "대의원제 폐지", "4선 이상 국회의원 공천배제", "지방의원 3선 초과 금지", "중간평가 제도 도입", "권리당원 정치 참여 활성화", "시당 활동 내역 공개"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한편 FGI 조사는 대전시민 가운데 중도와 진보, 보수 성향의 정치 관여도 중상(中上) 유권자를 모아 3개 그룹으로 진행했다. 조사 기관은 조원씨앤아이다.
혁신위원회가 내놓은 주요 혁신안은 시·구의원 3선 연임 초과 금지, 시·구의원 비례대표 공개경쟁 선출, 대원 제도 개혁, 평당원협의회 설치·운영, 시당위원장 직속 민생대책기구 TF 설치, 정치 아카데미 신설 등이다.
혁신위원회는 대전세종연구원장을 지낸 박재묵 위원장과 총괄 간사를 맡은 오광영 전 대전시의원 등 14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23일 혁신안 발표를 끝으로 해산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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