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창희 뉴스디지털부장 |
미디어 매체들이 유튜브 저널리즘의 미래가치와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때 독자들은 AI에 빙의된 것처럼 수많은 정보를 더 빠르고, 다양하게 습득하기 위한 방식으로 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다. 최근 20~30대를 중심으로 유튜브나 포털사이트에서 짧은 영상을 소비하는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최근 대학내일20대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Z세대는 평일 기준 75분을, 주말엔 96분을 숏폼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 속에서 포털사이트만큼 자주 접하고 있는 유튜브에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 숏폼 콘텐츠에 익숙해져 버렸다. 유튜브는 'Shorts'라는 코너를 통해 플레이 시간이 긴 영상을 짧은 동영상으로 서비스한다. 유튜버나 영상콘텐츠 제공자들은 구독자를 잡기 위해 본인들의 영상 중 하이라이트만 모아 편집해 올리며 흡사 낚시하듯 사용자들을 유혹하는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다. Shorts만을 겨냥한 영상도 다수다. 포털사이트에 Shorts를 검색해 보면 구글을 통한 광고수익을 어떻게 올릴 수 있는지와 제작방법 노하우 등 다양한 정보가 공유돼 있다.
최근에는 국내 주요 플랫폼 업체도 숏폼 서비스를 대폭 강화중이다. 네이버는 기존에 블로그 이용자들에게 '네이버 모먼트'프로그램을 제공해 스스로 영상을 편집해 올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카카오의 행보는 카카오톡 모바일 플랫폼 강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더 공격적인 서비스를 하고 있다. 1분 이내의 영상을 모아놓은 '오늘의 숏'과 '탐사뉴스', '팩트체크뉴스' 섹션이 대표적이다. 그 외 분야별로 뉴스, IT, 건강·푸드, 스포츠, 연예 등을 통해 숏폼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센서타워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최근 2분기 기준으로 소셜미디어 앱 하루 평균 사용시간이 상위권인 앱 들이 모두 숏폼 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가장 사용시간이 높은 앱 기준으로 틱톡이 95분, 유튜브가 뒤를 이어 74분, 그다음이 인스타그램으로 51분을 차지했다.
틱톡은 15초에서 3분 이내의 영상을 공유할 수 있게 해 수많은 사용자를 모으기도 했다. 최근에는 영상의 길이 제한을 10분까지 늘렸다. 인스타그램은 15초에서 1분 이내의 '릴스'를 운영 중이다.
숏폼 영상은 새로운 트렌드로 사용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지만, 미디어 업계에 종사하는 필자로서는 달갑지만은 않다. 사용자들이 점점 더 짧은 시간에 쉽게 습득하는 정보를 원하는 성향 때문이다. 한국인의 특성이 빠른 것을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때론 긴 호흡으로 자세한 정보를 습득해 보길 추천한다.
이같은 사회적 분위기로 활자로 된 문자를 읽는 것에 거부감이 들거나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책을 직접 사서 읽는 사람도 줄어들었다. 지역의 향토 서점들은 명맥을 유지하기 어려울 만큼 판매량이 줄어 폐점하고 있다. 지역의 대표 서점인 계룡문고도 임대료를 몇 개월간 체납하며 강제로 점포를 비워야 하는 위기에 직면했다, 폐점 수순을 밟게 된다면 책을 구매하고 싶은 시민들은 온라인으로만 책을 구매해야 하는 지경에 내몰리고 말 것이다.
신문도 마찬가지다. 손으로 들고 읽는 신문은 레거시 미디어로 올드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신문은 역사를 기록하는 한 장르다. 취재기자는 양질의 기사 작성을 위해 광범위한 자료를 수집하고, 심층적인 분석을 통해 뉴스를 생산한다. 편집이라는 과정을 통해 신문을 읽는 재미와 편집기자의 촌철살인 같은 제목은 기사를 보는 시각을 넓혀 준다. 단 15초에서 1분 이내의 영상에서 얻는 정보로는 느끼지 못하는 맛을 느낄 수 있다. 우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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