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갤러리아 백화점 아웃도어 매장에 겨울 신상품이 전시됐다. 사진=이유나기자. |
첫눈이 오는 절기 '소설'인 22일 대전을 비롯한 전국에 비가 왔지만, 이상기후로 포근한 기온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충청권 낮 최고 기온은 대전 15도, 논산 16도, 홍성 13도로 평년보다 3~4도 정도 높았다. 기상청은 24일까지도 비교적 따뜻한 날씨가 지속할 것으로 봤다.
'푹'한 기온이 이어지며 방한의류 매출도 감소했다. 21일 갤러리아 타임월드점에 따르면, 올해 방한 의류 매출은 코로나 전인 2019년에 비해 10% 미만으로 소폭 감소했다. 거리두기 해제로 아웃도어·스포츠 수요가 지난해보다 20% 증가했지만, 코로나 거리두기 전인 2019년만큼 회복하지 못한 것이다.
코로나 거리두기 이후 상승세를 이어갔던 의류 매출이 단가가 높은 겨울옷으로 성수기로 여겨지던 11월엔 오히려 주춤했다. 롯데백화점 대전점에 따르면, 올해 8월~10월까지 여성 캐주얼 수요가 30% 이상 올랐갔지만, 11월엔 12% 상승률에 그쳤다.
겨울 한파 '필수템'으로 여겨졌던 롱패딩을 찾는 손님도 줄어들고 있다. 중고거래 어플 번개장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롱패딩 거래량이 86% 줄었다. 반면, '멋 내기용 짧은 패딩인' 숏패딩 중고 거래량이 지난해보다 5배 이상(421%) 급증했으며 블루종·항공점퍼 수요가 84%, 겨울코트는 43% 상승했다. 노스페이스 등 국내외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숏패딩 물량을 예년보다 20% 늘렸으며 샤넬 등 명품 브랜드도 이번 겨울 신상품으로 숏패딩을 내보였다. 실제로 기자가 직접 백화점에 가보니 짧고 가벼운 패딩이 자주 보였으며 적은 부피로 가격도 비교적 저렴했다.
코로나 거리두기 해제 이후 매출 상승을 기대했던 소상공인들의 한숨도 커졌다. 장대동에서 아웃도어 브랜드 매장을 운영하는 윤성원씨는 "올해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며 매출이 평년보다 20% 줄었다"며 "겨울 추위로 패딩을 파느라 바쁠 시긴데 요즘 손님들이 구매를 주저하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롯데백화점 대전점 관계자는 "따뜻한 겨울 날씨와 이태원 참사 등으로 11월 의류 매출이 주춤하고 있다"며 "아웃도어는 트렌드 변화로 해마다 손님들의 발걸음도 줄고 있다"고 답했다.
이상기후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전에 사는 A씨는 "예쁜 패딩을 입고 겨울 분위기를 한껏 내고 싶은데 얇은 코트조차도 낮엔 더워서 벗고 다닌다"며 "수능 이후론 매년 매서운 한파가 찾아왔는데, 살벌한 수능도 지구온난화를 이기진 못한 것 같다"고 답했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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