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계 노조가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 불만을 표출하며 전국 곳곳에서 파업 투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지역 유일 상급종합병원인 충남대병원의 동참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충남대병원 전경. |
충남대병원은 지역 내 생명이 위중한 중증환자 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만큼, 병원노조가 파업을 결정할 경우 의료공백 사태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22일 충남대병원 및 노조 관계자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 7월 '새정부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교육부를 포함해 정부 부처별로 인력감축이 담긴 계획안을 제출하라고 했다.
이후 교육부가 제출한 혁신계획안에 세종충남대병원에 근무하는 직원 14명이 포함되며, 사실상 파업 수순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충남대병원 직원 수는 현재도 정원에 못 미치고 있어, 가이드라인에 따른 인력 감축이 불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대병원 관계자는 "혁신가이드라인 인력 감축 대상자에 우리 병원에 근무하는 14명이 포함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올해 정년퇴직이나 개인사유로 그만둔 직원이 있어 현재도 정원 수보다 적기 때문에 인력 감축은 없을 것"이라며 "(14명)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한 만큼 퇴사를 강요할 법적 근거도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처럼 충남대병원은 직원 고용 문제가 해소되며, 파업에 따른 의료공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불씨는 남아있다. 충남대병원 노조가 계속해서 의료인력 확충을 요구하고 있고, 전국적으로도 보건·의료계 노조가 투쟁을 벌이고 있어서다.
충남대병원 노조 관계자는 "현재 총파업 계획은 없다"고 밝히면서도 파업 가능성을 열어놨다. 그는 "수년간 의료인력 증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해 왔는데, 교육부가 발목을 잡는 것인지, 기재부가 발목을 잡는 것인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병원 측이 노조와 함께 싸워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데이터상으로 보기에는 간호사 한 명당 돌보는 환자 수가 적정선인 것 같지만, 이는 현장에서 실제로 간호업무를 하지 않는 중간관리자 직급까지 모두 포함된 결과"라며 "의료인력 충원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고, 의료 서비스 질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병원 측은 단순히 데이터상의 숫자놀음이 아니라, 매일 정신없이 돌아가는 의료현장의 모습을 직접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대병원 노조가 속한 의료연대본부는 23일 2차 총파업을 예고했고, 충남대병원 노조가 속한 보건의료노조 역시 같은 날 기재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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