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당 본점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새단장을 하고 있다. 사진=이유나기자. |
일제강점기 시절 먹을 음식이 없어서 시작된 우리나라 빵 문화가 120년 역사를 거쳐 크게 성장하며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 '빵 유학'을 올 정도로 영향력이 커졌다. 세계 제과제빵대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하는 등 국내 제과제빵 위상이 높아진 영향이다. 그 중심에는 대전을 대표하는 빵집들이 선도하고 있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아침 식사를 책임졌던 성심당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아시아권 식품 기업, 빵집, 기계 설비 업체 등에서 대전을 찾고 있다. 대만에서 시작해 중국까지 진출한 대형 식품기업인 '남초우'는 2006년부터 성심당과 교류를 하고 있으며 코로나 이전까진 중국 제과업계 종사자들이 첸정웬 남초우 부회장의 권유로 성심당으로 견학을 왔다. 2015년엔 성심당이 중국 제과업계의 초대로 기업 문화에 대해 특강을 하기도 했다.
제과제빵의 선두주자인 일본의 기계설비업체나 빵집도 경영철학을 배우러 성심당을 찾고 있다. 부드러운 맛으로 인기를 끈 일본 고급식빵 전문점의 원조 일본 오사카의 '노가미' 베이커리와 성심당의 교류도 계속되고 있다.
지역 작은 빵집들의 위상도 만만치 않다. 대전 빵축제 인기투표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콜마르 브레드 김민철 대표도 일본 동경제과학교와 프랑스꼬르동 블루 아카데미 세미나에 참석했으며 내년 3월엔 장애인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제과부문 한국 대표 지도위원으로 프랑스로 출국한다.
대전 둔산동 빵집 '하레하레' 이창민 대표와 대전 전민동 빵집 '슬로우 브레드' 김종호 대표, 청주 복대동 빵집 '바누아트' 박용주 대표는 2016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 최고 제빵사를 겨루는 '제9회 제빵월드컵'에서 한국팀 최초로 우승을 거두며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성심당은 경쟁력 향상을 위해 유럽 등지와 교류도 꾸준히 하고 있다. 성심당 관계자는 "경쟁력 향상을 위해 외국 요리사를 초청해 세미나를 열고 이탈리아 업체와 인력교류를 통해 제품 품질과 직원들 기술 향상에 힘쓰고 있다"며 "코로나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세계 최대 제과제빵 무역 박람회인 독일 '이바쇼' 등 해외 전시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 빵집 명성이 외국까지 전해지며 해외 진출도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전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박정규 대한제과협회 부회장은 "대만,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 제과제빵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이나 프랑스는 물가가 비싸거나 거리가 멀어 한국으로 빵을 배우러 오고 있다"며 "경쟁사엔 연수나 실습을 간다고 하지만 해외 사업을 위해 출국하는 빵집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규모 빵집에선 출국조차 쉽지 않아 소상공시장진흥공단의 '수출두드림기업지정제도'와 같은 해외 판로 개척 지원 사업이 필요해 보인다. 김민철 콜마르브레드 대표는 "개인 빵집은 시간과 재정적 문제로 성심당처럼 대규모 해외 사업을 하기엔 부담이 크다"고 털어놨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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