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도서출판 중도(中道) |
임병학(51) 원광대 동양학대학원 교수가 2016년 펴낸 '하늘을 품은 한자, 주역으로 풀다'는 한자 부수 214자의 뜻을 주역의 천인지(天人地) 삼재지도(三才之道) 관점에서 풀어, 한자 해석에 철학적 깊이를 더했다. 부수를 쉽게 풀이해서 일반인도 그 뜻을 생각하며 저절로 한자를 익힐 수 있다는 점에서 한자를 배우는 이들에게도 호평받았다.
임 교수가 2016년 이후 6년만에 내놓은 '周易 마음학① 한자, 주역으로 풀다 2'도 전편의 매력이 충실히 반영된데다 '정역(正易)'과 '사상의학'까지 더해져 철학적 깊이가 돋보인다. 총 2부로 구성됐으며 제1부는 '한자와 천인지(天人地)'로 주역에서 사용된 주요 한자 208자를 통해 역도의 표상체계와 내용을 서술했다. 한자 속에 들어 있는 하도, 낙서와 팔괘의 의미, 태극, 음양, 사상, 팔괘와 천인지의 내용을 서술했다. 제2부는 '한자와 사상의학'으로 '동의수세보원'의 핵심적 용어 20글자를 각각 풀이했다.
임병학(51) 원광대 동양학대학원 교수가 최근 출간된 '周易 마음학① 한자, 주역으로 풀다 2'를 소개하며 제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임 교수는 출판소감을 묻는 질문에 "하늘의 소리인 주역의 말씀을 통해 성인의 가르침에 한 걸음 다가가고, 자신의 마음을 헤아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
예를 들어 '외로울 고(孤)'는 외로울 혈(孑)과 오이 과(瓜)로 오이 같이 외롭게 달려있는 우리의 모습을 담고 있다. 천인지(天人地) 관점으로 풀이하면 땅의 입장에서 고(孤)는 세상의 탐욕으로부터의 외로움이다. 사람의 입장에서는 사람으로부터의 외로움으로, 홀로 삶을 살아가는 고독(孤獨)이다. 하늘의 입장에서는 하늘로부터의 외로움이다. 진리를 알지 못하면 외롭고 존재로부터 떨어지면 외롭다는 것이다.
저자는 본문에서 "주역의 규괘를 통해 '외로울 고(孤)'를 풀이하면 우리에게 주어진 고독(외로움)은 하늘의 뜻을 열어주는 길이 된다. 외로움은 바로 구원(救援)의 길이 되는 것"이라는 설명으로 독자들을 위로한다.
정역(正易)의 학문적 내용을 통해 한자를 풀이했다는 점도 중요한 특징이다. '정역'은 일부(一夫) 김항(金恒, 1826∼1898)의 저서로, 정역팔괘도와 하도, 낙서 등 주역에 간직된 역도(易道)를 밝힌 책이다.
여기에 더해 사상의학의 핵심적 용어에 대한 철학적 의미까지 서술했다. 사상의학은 철학이 있는 의학으로, 마음학이자 기(氣)철학이다. 한자의 뜻을 통해 사상의학(사상철학)의 본래적 의미를 밝히기 위해 노력했다는 설명이다.
임 교수는 "이 책의 학문적 특징은 첫째, 주역의 형이상학을 밝히고 둘째, 사람의 존재구조를 밝히고 셋째, 한자를 배우는 궁극적 목적을 밝히는데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하늘의 소리를 듣고 알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본성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우리의 본성은 하늘이 그대로 내재화(주체화)된 것이다. 즉 양심의 소리와 순수한 어린 아이의 마음(赤子之心)을 통해서 알 수 있다. 다음은 성인의 말씀을 기록한 경전을 배우고 익혀서 자신의 영적 차원을 높이는 것이다"며 "한자를 배우는 궁극적 목적도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제2권이 나오기까지 6년이 걸린데 대해서는 "천인지(天人地) 삼재지도(三才之道)를 한자 부수를 통해 풀어내고 정역과 사상의학까지 접목하는 작업이 쉽지 않았다. 주역을 공부하면 할수록 어리석은 자신을 알아가게 된다. 책을 출간하는 것은 아둔한 자신을 일깨우는 공부의 과정이지만 함께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다. 하늘의 소리인 주역의 말씀을 통해 성인의 가르침에 한 걸음 다가가고, 자신의 마음을 헤아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출판 소감을 밝히며 "이 책에 이어 '주역, 괘이름으로 풀다'(가칭)를 준비하고 있다. 64괘를 이해하는 기초가 될 것이다"고 쉼없는 학문 열정을 드러냈다.
한편 임 교수는 1971년 경북 예천 출신으로 충남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충남대대학원 철학과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역을 바탕으로 정역철학(正易哲學)과 사상철학(四象哲學), 일원철학(一圓哲學)을 연구하고 있다. 저서 10여 권과 연구 논문 90여 편을 발표했다.
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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