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대 대전시의회 의원 일동. |
국민의힘이 절대 다수당을 차지하고 초선이 대다수인 의회 구성상 형식적인 감사에 그칠 것이란 전망에서 벗어나 강도 높은 감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민선 8기 주요 시책과 현안 점검, 시민들의 각종 민원을 대변했다는 평가 아래 지적 사항에 대한 집행부 개선 여부를 확인하고 소관 분야 전문성을 높이는 일은 앞으로 숙제로 꼽힌다.
9대 의회 행정사무감사는 11월 18일 산업건설위원회의 대전도시공사, 대전교통공사 감사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9일간 4개(행정자치·산업건설·복지환경·교육) 상임위원회별로 진행된 감사는 대체로 합격점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여야를 떠나 의원 모두 적극적으로 감사에 임한 점이 긍정적 평가를 받는 부분이다. 앞선 회기에서 여당인 국민의힘 중심으로 의회가 집행부를 적극 지원하는 듯한 행보를 펼쳐 실효성 있는 감사에 의문이 붙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 의원들도 집행부를 몰아붙여 소속 정당과는 상관없이 의회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줬다.
초선이 대다수란 이유로 수준 낮은 감사를 우려하던 시선도 상당수 불식시켰다. 9대 의회는 전체 22명 중 초선 의원이 19명에 달해 초선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때문에 전문성과 경험 부족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고 '맹탕' 감사를 전망하는 원인 중 하나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태원 참사 사고에 따른 지역 차원의 안전 점검 필요성과 대전투자청 설립, 산업용지 500만 평 확보와 같은 민선 8기 핵심 사업에 대한 감사가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번 감사에서 다룬 현안도 다양하다. 지역에서 요구가 끊이질 않던 천동중(가칭) 설립에 대해 교육 당국으로부터 긍정적 답변을 끌어내는가 하면 시민의 발인 공영자전거 타슈2 관리실태와 대전형 행복주택 문제, 보육환경 개선, MICE 산업 활성화, 대전 내 균형 발전정책 등 지역 경쟁력과 시민 삶에 직결되는 문제들을 적극 다뤘다.
물론 오점도 남겼다. 먼저 민선 8기 첫 행감인 만큼 시정 방향과 주요 사업 추진현황 점검이 필요함에도 민선 7기 추진 사업을 문제 삼아 '전임 시정 때리기'에 몰두한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샀다. 일부 의원들의 준비가 미흡과 '겉핥기식' 감사도 여전했다. 지적과 대안 제시가 이뤄지기보단 확인 수준에 그치거나 전반적인 상황 파악 없이 민원 내용만 강조하는 감사 태도도 비판을 받았다. 감사 지적 사항에 대한 집행부 개선 여부 확인과 분야별 전문성을 높이는 일은 숙제로 남았다.
이상래 의장은 "그동안 의회를 향한 우려를 씻기 위해 동료 의원들이 이번 행정사무감사에 많은 노력을 쏟았다"며 "그럼에도 부족한 면이 있겠지만, 9대 의회가 시민 중심의 열심히 일하는 의회가 되도록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첫 감사를 마친 의회는 예산 정국에 돌입한다. 21일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이장우 대전시장의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의원들의 시정질문 이후 상임위원회별로 예산안을 심사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긴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2월 5일부터 가동한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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