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주 경제교육부 차장 |
현재 부동산 시장은 매도자와 매수자 간 동상이몽이 이어지고 있다. 사상 최고의 호황기와 최악의 침체기를 동시에 경험하면서다. 실수요자는 집값이 더 추락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고, 무주택자와 서민들은 적절한 범위 내의 가격 안정화를 기대한다.
이런 상황에서 전반적 부동산 침체기를 맞은 실수요자들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불과 1~2년 전 호황을 누렸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고, 곤두박질치는 가격만 바라볼 뿐이다. 금리상승과 대내외 요인으로 거래는 씨가 말라가고 있다.
내 집 마련을 위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맸는데 결과는 처참하다. 대부분은 대출과 많은 재산을 바친 서민실수요자들로 고통이 크다.
막차를 탄 집주인은 사면초가다. 매주 내려가는 집값을 보며 하루하루 밤잠을 설친다. 전문가들 조차 반등 시기를 명확히 예측할 수 없어 더욱 암울하다. 고금리 이자를 감당해서라도 집을 소유해야 할지, 금전적 손실을 보면서까지 매물을 내놔야 할지 고민이 깊다. 부동산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는 데에 위안을 삼고 있지만, 어떠한 타이밍에서 합리적 선택과 결정을 할지 신중해진다.
'내 집' 마련이 평생 소원인 무주택자들은 기회로 여겨진다. 이들은 지속적 하락장을 기대한다. 집값 폭락으로 부동산 시장 전반이 악영향인데도 급등하기 전 가격만 바라본다. 시장 분위기에 휩쓸리다 보니 후회와 자책도 여러 번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우상향 사이클을 얘기하며 내 집 마련 타이밍을 기다리라고 조언한다. 전·월세 거주보단 소형이라도 본인 명의 집을 추천한다. 정부 또한 부동산 정상화를 위해 잇따라 규제 완화를 내놓고 있다. 냉각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 침체한 시장을 되살리기 위해서다. 다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여전히 풀지 않고 있다. 차주의 부실 우려가 이유인데, 어느 시점에서 해제해야 할지 타이밍을 재는 듯하다.
단지 부동산뿐 아니라 누구나 살면서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준비하지 않았거나, 뜻밖의 환경에서도 찾아온다. 좋든, 나쁘든 모든 결과는 본인 몫이다.
올해 대전에선 13곳의 아파트 단지가 분양에 나섰거나 청약을 예고했다. 선택에 따라 계약을 마친 청약자나 계약을 하지 않거나 낙첨으로 내 집 마련을 하지 못한 수요자도 있다. 이들 또한 적절한 시기인지를 두고 고민을 거듭했을 테다.
부동산 침체 속 정부가 꺼내든 규제 완화 정책과, 불안한 시장에도 신규 분양에 나선 건설사, 혼란을 겪고 있는 매도자와 매수자들…. 어떤 순간이든 뭐든 '타이밍'이 중요하다.
박병주 경제교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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