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만났지만 국정조사 필요성에 대한 이견만 재확인했다.
주 원내대표는 비공개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신속한 강제수사를 하고 있다. 국정조사는 정쟁만 유발하고 수사를 방해할 뿐"이라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긴급 현안질의, 운영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서도 나올 만큼 다 나왔기 때문에 국정조사는 지금 불필요하다고 확실히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주 원내대표는 국정조사와 관련한 중진 의원 회동 결과도 전했다. 그는 "국정조사는 민주당이 '이재명 사법 리스크'를 덮기 위해 장외투쟁까지 하는 (상황에서) 정략적 목적의 요구이기 때문에 단호히 참여하지 않는 게 맞다는 결론이 압도적 다수"라고 전했다.
반면 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를 피하려는 여당의 태도에 힐난했다.
박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주 원내대표가 '지금은 (국정조사 할) 때가 아니다. 예산·법안 심사에 방점을 두고 국회가 거기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며 '국정조사와 예산 심사는 별개로 동시에 가능하다. 국민의힘이 국정조사를 안 하려는 취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이 '수사가 먼저'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과 관련해선 '국정조사는 재발방지책도 마련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선후(先後)를 가릴 게 아니라 동시에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또 "김 의장께는 국정조사를 국민의 압도적 다수가 요구하는데도 거부한다면 국정조사법에 규정된 대로 절차에 따라 특위 구성, 특위계획서 작성에 착수해달라고 말씀드렸다"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과 정의당·기본소득당 등 야(野) 3당이 제출한 국정조사 요구서는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바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동참을 최대한 설득하되, 참여하지 않을 경우 오는 24일 본회의에서 야당만으로 국정조사 계획서를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비공개 회동에 앞선 모두발언에선 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안 처리 문제가 거론됐다. 김 의장은 "2014년 이후 한 번도 (예산 처리가) 정기국회 (회기를) 벗어난 적이 없다"며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 시한 내 처리도 당부했다.
주 원내대표는 "상임위별 예산 심의 과정에서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꼭 필요한 예산에 대해 너무 칼질을 많이 한다"고 지적한 뒤 대승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이 이전하지 않았다면 굳이 들어가지 않아도 될 국민 혈세가 있다"며 맞불을 놨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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