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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표' 예산 대대적인 칼질에 나선 더불어민주당과 거야(巨野)의 횡포라고 비판하는 국민의힘의 정쟁이 가중되면 지역 숙원 증액에 대한 동력 공급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여야는 각 상임위 639조원 규모의 정부 예산안 심사에서 윤 대통령의 대선공약 이행 관련 예산을 중심으로 힘겨루기가 뜨겁다.
지난 4일 국방위 전체회의에선 전날 예산소위가 내년 방사청 대전이전 예산 210억 원 가운데 무려 42.8%인 90억 원을 삭감한 120억 원을 그대로 확정 의결했다. 방사청 대전이전은 윤 대통령 충청권 핵심 공약으로 이날 삭감분은 윤 대통령이 직접 증액한 것인데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예산 삭감을 주도했다.
지난 7일 외통위 예산소위는 외교부가 과거 청와대 영빈관을 대신할 연회 장소를 마련하기 위해 편성한 외교네트워크 구축 예산(21억7000만원)이 '꼼수 예산'이라는 민주당 측 지적 속에 전액 삭감됐다. 이틀 뒤 행안위 예산소위는 민주당 소속 위원들이 현 정부에서 신설된 행정안전부 경찰국의 법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며 단독으로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모든 상임위에서 수적 열세이다 보니 야당의 예산 삭감 공세에 뾰족한 대응책이 없이 속절없이 밀리고 있다. 거대 야당이 예산마저 정쟁으로 삼으려 한다며 강력히 비판하고 있어 예산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예산 전쟁' 1라운드를 치른 여야는 17일부터 항목별 계수조정에 돌입하는 국회 예결특위 예산안조정소위에서 2라운드에 돌입한다.
그러나 여야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등을 두고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보니 상임위에서 삭감된 예산안 조정 논의테이블에서 타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동력공급, 민주당은 집중 견제가 각각 예산 국회에서의 지상 과제로 꼽고 있어서다. 자칫 다음달 2일까지인 법정 처리 시한을 지키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점점 고개를 들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예산 정국에서 반전이 필요한 충청권의 속은 타들어 가고 있다. 여야의 대치 전선이 갈수록 가팔라질수록 현안 관철을 위한 노력이 들어갈 공간이 좁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충청권에선 국방위에서 대폭 삭감된 방사청 대전이전 예산을 다시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예산은 방사청 조기 이전을 위해 필요하다. 1억 원에 편성에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 예산도 대폭 증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행복청은 국회에 해당 예산을 41억 원으로 늘려달라고 요청해 놨다. 세종의사당 조기 건립을 위한 부지 매입비 10%와 설계비도 확보도 시급하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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