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현 교수 |
선거철이 되면 후보자들은 선거공약과 추진계획으로 각 사업의 목표·우선순위·이행절차·이행기한·재원조달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공약집을 발간·배부하는데 정책경쟁 본위의 선거풍토를 조성하고 책임정치를 구현하려는 정책의 일환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공약을 준수하지 않는다 해도 법적으로 처벌받지 않으며 대통령은 5년 단임제라 연임이 불가능해 더더욱 공약을 준수하지 않아 공약(公約)이 공약(空約, 빈 약속)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있다.
역대 대통령들의 선거 공약 이행률을 살펴보면, 문재인 정부는 37.0%였고, 김대중 정부는 18.2%에 불과했다. 노무현 정부도 43.3%에 머물렀고,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는 각각 39.5%, 41%에 그쳤다. 대통령 5명의 평균 공약 이행률은 35.8%였다.
역대 대통령들은 집권하면 약속을 잊은 듯 비양심과 무책임한 낮은 공약 이행률을 보여 왔다. 표를 위해서라면 지키든 말든 막무가내 퍼주기식 포퓰리즘 공약이 난무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체육공약을 제시했는데, ▲운동량에 따른 의료비 절감분을 건강보험료로 환급한다는 국민스포츠인센티브제 시행 ▲유·청소년 및 노인체육활동에 스포츠지도사 파견, 학교 스포츠강사 확대, 초등체육 교육 지원, 시니어 친환경 스포츠인프라 확대 ▲아웃도어 레저스포츠인 파크골프장 확충, 낚시 규제 완화 및 활동지원, 캠핑 활성화 지원 ▲10.2%인 국가체육재정 확대(국가 체육재정은 카지노, 경마, 경륜, 경정, 복권, 체육진흥투표권(토토) 등의 사행성 사업을 통해 마련됨) ▲노인, 취약계층 등이 참여하는 스포츠 사회적 기업 육성 ▲전문 학생 운동선수 위축시킨 스포츠혁신위원회 권고안 재검토 △e스포츠 관련 대학 학과 개설, 지도자 자격증 제도 도입, 체육진흥투표권(토토)에 e스포츠 추가, 상무팀 창단 지원 ▲전문체육활성화, 체육인공제회 설립, 실효성 있는 스포츠 인권 문제 신고 시스템 구축, 스포츠팀 창단·운영 기업 인센티브 확대, 전문체육과 생활체육 간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이 중에 35.8%는 무엇이 될까?
2022년 5월, 법률소비자연맹은 민선 7기 광역(17개)과 기초(226개) 단체장 등 전국지방자치단체장의 공약이행률을 평가, 발표했다. 평균은 60.32점이었으며 지난 6기(68.11점), 지난 5기(73.48점)보다 크게 저조했지만, 대통령의 공약 이행률보다는 2배 가까이 높았다.
2020년 5월에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서 발표한 2020 전국 시·도지사 공약 이행 평가에 따르면 공약 이행을 위한 재정확보율이 28.17%에 그쳐 공약을 이행할 재정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음을 밝혀냈다. 결국 당선되고 보니 "돈이 없더라"였다.
이장우 후보는 대전체육포럼이 5월 6일 공개 제안한 '축구, 야구, 테니스(실내화), 배드민턴 시설 조기 건립'을 비롯한 '대전 체육발전 공약 제안' 8개 항목을 전격 수용하는 한편, '대전체육진흥협회' 설립, '내 집 앞 10분 생활체육환경'을 조성한다는 공약도 제시했었다.
구체적으로 ▲서남부권(용계동, 학하동) 스포츠타운 조성 ▲대전스포츠테마파크 조성 ▲생활체육 분야 경기시설[▲사회인 야구장 5개 자치구별 4곳(총 20곳) ▲축구경기장 5개 자치구별 4곳(총 20곳) ▲족구·테니스 코트 30면 이상 조성 ▲탁구·배드민턴·당구 복합 경기장 건립 ▲국제대회 개최 규모 파크골프 CC, 사계절 인하우스 경기장 건설, 하상·유휴부지 활용 18홀 및 퍼블릭 코스 대폭 확충 등을 약속했었다.
대한민국은 언제부턴가 무책임한 허언이 넘치는 "공약 공화국"이 되었다. 그러나 국민은 내가 믿은 정치인들이 공약을 이행해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은근히 걱정이 생긴다.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숫자에 얽매여 시설 하나하나가 체육시설만 덩그러니 있고 편의시설과 휴게공간이 없는 상태로 졸속의 체육시설이 만들어질 수 있겠다는 우려가 생긴다.
대전시장과 5개 구청장께 부탁 드리고 싶다. 언제나 재정은 부족하다. 공약을 이행할 하나하나의 사업계획과 예산확보가 충실히 검토된 가운데 편리하고 충분한 체육시설 건립 계획을 잘 수립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겠다.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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