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분야는 특정 국가에서 독점하기보다 부문별로 선도적인 국가가 있는데, 유럽은 반도체 공정 장비 기술력에서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유럽 공무 출장 이틀 차 네덜란드 ASML과 벨기에 IMAC을 방문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독일 머크사 방문 후 아우토반(Autobahn)을 달려 11월 9일 밤 네덜란드 벨트호벤에 도착했다. 이틀 차 본격적인 일정은 네덜란드 현지시각 10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됐다.
첫 방문지는 ASML이었다. ASML은 반도체 공정에서 가장 핵심 기술이라 할 수 있는 포토공정(웨이퍼 위에 반도체 회로를 그려 넣는 과정)을 다루는 극자외선 노광 장비를 개발하는데 세계 반도체 시장의 80~90%를 독점하고 있다.
김진수 대전시 나노반도체산업팀장은 "얼마나 세밀하고 얼마나 복잡한 회로를 만드느냐가 핵심 기술이고 이는 반도체 크기와도 연결된다. 7nm 이하 공정에서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필수인데, 이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곳은 현재 ASML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ASML의 EUV 장비 1대는 2500억원(1억 6000만 유로)이다. 최근에 개발된 하이 NA EUA는 4900억원(3억 5000만 유로)에 달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도 하이 NA EUA 장비를 주문했고, 장비를 먼저 확보하기 위한 수주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연 생산물량이 40대 안팎으로 매우 적기도 하지만 미세 포토공정 제조 능력을 키워야만 반도체 성능과 반도체 생산 확장 등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왼쪽부터 바트 반 헤이저와이크 ASML 대외협력담당관, 이우경 한국지사 대표, 이장우 대전시장. 사진=이해미 기자 |
오후에는 벨기에 루벤으로 옮겨와 글로벌 반도체 국가연구소인 IMAC을 방문했다. IMAC은 우리나라 나노종합기술원에 해당하는 기관으로 세계 70개국, 600개 기업, 208개 대학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주요 시설로는 IMEC 1과 IMAC 4에 클린룸이 구축돼 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가 2025년 도입할 예정인 웨이퍼 뒷면도 활용하는 3차원(3D) 기술로 도입되는데, 이는 IMEC이 최초 고안한 기술이다.
주된 수입원 60%가 연구개발 서비스 형태로 기업과의 R&D 협력, 기술이전, 교육 훈련 수입으로 세계 반도체 기업이 앞다퉈 신공정 개발에 참여를 원하는 곳이다. IMAC의 경우 루벤 본사 외 미국 산호세와 네덜란드 아인트호벤, 중국 상하이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이장우 시장은 KAIST 공과대학을 예로 들며 대전시와 협업할 방안과 한국 대전 사무소 유치 계획 등에 대해 질문하기도 했다.
이 시장은 10일 ASML과 IMEC 방문 후 "이번 출장을 통해 대전 4대 미래핵심 전략산업인 나노반도체산업 육성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세계 초우량 반도체 기업 및 연구소를 방문하는 것으로 의미가 매우 컸다"고 말하면서 "대전시 나노반도체산업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우경 ASML 한국지사 대표와 우연히 만났다. 이 대표는 임원 회의 참석차 본사를 방문해 있었고 대전시 방문 소식에 시찰 현장에 함께 했다.
한편 이장우 대전시장은 11일부터는 2027 세계하계대학경기대회 유치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벨기에 루벤에서 수도 브뤼셀로 이동할 예정이다.
네덜란드 벨트호벤·벨기에 루벤=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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