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방사청 대전 이전을 흔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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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방사청 대전 이전을 흔들지 마라

서철모 대전 서구청장·대전구청장협의회장

  • 승인 2022-11-09 09:15
  • 신문게재 2022-11-10 18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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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철모 서구청장
그해 겨울은 추웠다. 2020년 말 시민들은 정부대전청사에 입주해 있던 중소벤처기업부의 세종 이전 결정에 반대하며 대전과 서울에서 항의의 목소리를 표출했다. 바람이 찼다. 한겨울 삭풍(朔風)보다 마음을 더 차갑게 만든 건 허탈감과 배신감이었다. 앞선 그해 3월 혁신도시법이 개정됐다. 세종시 출범 이후 공공기관 이전에 불이익을 받았던 대전도 2차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기대가 컸다. 낭보를 기다렸건만 돌아온 건 중기부 세종 이전이라는 비보였다. 정부는 무책임했고 정치권은 무기력했다.

11월 7일 대전시청에서 4명의 자치구청장과 함께 성명을 발표했다. 방위사업청 대전 이전 관련 예산 삭감에 항의하고 원안 추진을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지역 시민단체 회원 200여 명도 정부대전청사 앞에서 성명을 내고 예산 삭감과 방사청 대전 이전에 대한 흔들기 시도를 성토했다. 마음이 무겁고 착잡했다. 2년 전의 상처가 다시 떠올랐기 때문이다. 화도 났다. 대통령 공약 사항이자 지난 8월 이미 국토교통부에서 확정 고시까지 한 방사청 대전 이전을 도대체 누가, 왜 방해하려는가?

국회 국방위원회가 삭감한 예산은 210억 원 중 90억 원이다. 이대로 확정된다면 기본설계와 실시설계를 동시에 진행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겨 청사 건립이 늦어질 수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90억 원의 삭감액으로 상징되는 방사청 대전 이전 발목잡기 움직임이다. 지역민들은 상임위의 예산 삭감 이전부터 포착된 방사청 이전 흔들기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수도권 지역 일부 의원들은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방사청 1차 이전에 대해 업무 효율성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의견을 제기했다.

이런 주장은 중기부 세종 이전으로 받은 상처를 방사청 대전 이전으로 치유하려던 대전시민의 염원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갈수록 심각해지는 지방의 위기를 돌파하고자 하는 비수도권 지역민들의 열망에 생채기를 냈다는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지방의 상황은 심각하다. 작은 성장 동력이라도 찾아야 하는 절박한 실정이다. 그래서 공공기관 이전은 속도가 생명이다. 선발대를 부분적으로 먼저 이전한 뒤 정부대전청사 부지에 신청사를 건립해 최종 이전하는 방사청의 단계적 이전 계획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하는 이유다.

국가균형발전은 정치적 이해관계나 정쟁의 대상이 아니다. 중앙과 지방, 여와 야를 막론하고 대승적으로 함께 힘을 모아야 하는 시대적 과제다. 방사청 대전 이전은 그러한 시대적 과제의 일환이다. 국가균형발전을 그럴듯한 구호로 외친 게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바꾸기 위한 실천적 전략으로 삼았다는 것을 우리 모두 입증해야 한다. 아직 끝난 건 아니다. 어렵지도 않다. 실시설계비를 포함한 210억 원의 예산을 원안대로 복구하고 오는 2027년까지 방사청 최종 이전을 마무리하면 된다.

며칠 전 입동(立冬)이 지났다. 계절은 겨울의 문턱으로 들어섰으나 또다시 대전시민의 마음에 찬 바람 불게 해서는 안 된다. 더 이상 방사청 대전 이전을 흔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 삭풍을 훈풍으로 바꿀 수 있는 정치권과 지방정부의 초당적 협력을 기대한다.

/서철모 대전 서구청장·대전구청장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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