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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사고 발생 직후의 중대본 회의를 제외하고는 첫 공식 회의를 주재하면서 사실상 대국민 사과에 나선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 모두발언에서 "아들딸을 잃은 부모의 심경에 감히 비할 바는 아니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비통하고 마음이 무겁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믿을 수 없는 참사 앞에서 여전히 황망하고 가슴이 아프지만, 정부는 이번 참사를 책임 있게 수습하는 것은 물론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는 관계 부처와 기관, 지자체 관계자들과 민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인파 관리 긴급구조시스템'을 논의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경찰 수뇌부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위험에 대비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경찰 업무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참사와 관련해 진상규명이 철저하게 이뤄지도록 하고, 국민 여러분께 그 과정을 투명하게 한 점 의혹없이 공개하도록 하겠다"며 "그 결과에 따라 책임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엄정히 그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야권을 중심으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등을 즉시 경질하라는 요구에 '진상규명 후 문책' 방침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이 장관은 일단 유임시키되, 부실 대응 정황이 드러난 경찰 수뇌부에 대해서는 감찰과 수사 결과에 따라 엄정 조치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사회가 아픔과 상처를 이겨낼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치료 중인 분들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또 이날 회의 발언에서 정부가 공식 석상에서 써온 사고를 '참사'로, 사망자를 '희생자'로 각각 표현했다. 정부가 소극적 용어 선택으로 사안의 심각성을 축소하려 한다는 야당 등의 비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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