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태권도팀 박찬(21)선수가 연습 중 촬영을 위해 포즈를 잡고 있다. 금상진 기자 |
충남대 태권도팀 박찬(21) 선수는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잠깐의 연습시간 촬영에도 그는 시종일관 밝은 모습으로 발차기를 선보였다. 올해 2학년인 박찬 선수는 입학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주목받는 선수가 아니었다.
180cm의 키에 58kg의 다소 마른 체격을 가진 평범한 선수였던 그가 두각을 나타낸 것은 올해 3월 전북 고창에서 열린 청두 하계유니버시아드 태권도 국가대표선발전에서 우승을 거두면서부터다. 16강전까지 차근차근 상대 선수를 제압하며 올라간 박찬은 8강전에서 우승 후보인 이민영을 내려보냈고, 준결승에서 계명대 홍은기를 제압하며 결승에 올랐다. 결승 상대는 해당 체급에서 전국 최강의 기량을 가진 한국체대 김용환이었다. 박찬은 상대의 공격을 커트로 차단하고 왼발 몸통과 머리 공격을 시도한 끝에 28-10으로 승리하며 우승 메달을 목에 걸었다.
태권도 인생에 있어 최고의 성적을 올린 순간이었지만 사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박찬은 태권도를 포기하느냐를 놓고 중대한 갈림길에 있었다. 남들보다 다소 늦은 중학교 1학년에 태권도복을 입은 박찬은 꾸준히 성적을 올리며 고등학교에 진학했으나 2학년 올라갈 무렵 갑자기 슬럼프에 빠지며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무작정 운동을 그만두고 싶은 생각에 연습장을 나왔고 무려 7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어머니의 간곡한 설득 끝에 다시 운동을 시작한 박찬은 다시 대회에 출전해 차근차근 출전 포인트를 쌓았고 큰 키에 날렵한 기량을 눈여겨본 충남대 김홍일 코치의 눈에 들어 이듬해 충남대에 진학했다.
충남대 태권도팀 박찬(21)선수가 연습 중 촬영을 위해 발차기 시범을 선보이고 있다. 금상진 기자 |
박찬은 큰 신장을 활용한 과감한 공격이 주특기다. 김홍일(48) 충남대 태권도팀 코치는 "상대 공격에 대한 대응과 기술 습득이 좋은 선수"라며 "차기 유니버시아드 대회까지 꾸준히 기량을 유지해 메달을 획득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박찬은 청도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연기됨에 따라 내년에 치러지는 재선발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3월 대회보다 한층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찬은 "전국대회서 입상한 자신감을 토대로 국가대표선발전과 올림픽 출전까지 바라보고 있다"며 "이후 목표는 경찰 무도특채에 지원해 국가에 봉사하는 것이 꿈"이라고 전했다.
금상진 기자 sob2st@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