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3일 대전 지역 국회의원들과 만나 최근 불거진 당내 일각의 방사청 부분이전 발목잡기 논란과 관련해 적극 해명하면서 내년부터 부분이전이 가능토록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강제일 기자 kangjeil@ |
박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대전지역 민주당 의원들과 만나 "중앙부처나 공공기관 이전은 비타협적으로 신속하게 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거야(巨野) 원내사령탑이 이번 파문이 확산되자 사실상 내년부터 방사청의 부분 대전행에 힘을 싣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하면서 조기 봉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 원내대표는 "당 지도부를 포함해 누구든지 방사청 대전이전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업무 비효율성과 부분이전 리모델링에 따른 매몰비용 등의 문제가 있어 국방위 일부 위원들이 우려점을 전달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려점에 대해도 이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를 해달라고 국방위원들에게 전달했다"며 "예산심사는 이 같은 틀 안에서 진행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원내사령탑이 대전 최대 현안 중 하나인 방사청 대전이전과 관련 2023년 부분이전부터 시작하는 것에 대해 힘을 실어주면서 이번 논란이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박 원내대표와 대전지역 의원 간 회동에는 황운하 대전시당위원장(중구)과 박범계(서을), 조승래(유성갑), 장철민(동구), 박영순(대덕) 의원 등 5명이 참석했다. 민주당 대전 진영은 이 자리에서 이번 논란이 당내 국방위 의원들의 오해 때문에 침소봉대된 측면과 공공기관 부분이전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장철민 의원은 "대통령실 졸속이전 때문에 의원들이 방사청 역시 그렇게 생각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국방위에서 제대로 설명했으면 해소할 수 있는 문제"라고 분석했다. 조승래 의원도 "과하게 정치적 쟁점으로 되는 건 적절치 않다"며 "기상청이 (대전으로) 이전할 때 준비단 식으로 (먼저) 내려가 제반 조건을 만들었다. 방사청도 이에 준해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전 야권에 쏟아진 질책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면서 이번 파문으로 자칫 불러올 수 있는 충청권 민주당 지지율 하락을 경계한 것으로 읽힌다.
한편, 방사청 대전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전 대표공약이었다. 대선 이후 2027년까지 완전이전을 위해 내년부터 부분이전을 추진하고 이를 위한 예산 200억 여원이 책정됐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민주당 수도권 지역 일부 의원들은 충청권 숙원 중 하나로 내년 상반기로 계획된 방사청 대전 1차 이전에 대해 업무 효율성 등을 이유로 부정적 의견을 냈다. 나아가 내년 정부 예산안에 포함된 관련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발언까지 나왔다.
이를 두고 충청권에선 방사청 조속 이전을 염원하는 충청권 지역주민 염원에 생채기를 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나아가 방사청 이전 발목잡기는 국가균형발전 정당임을 자부해 온 민주당의 정체성마저 뿌리채 뒤흔드는 뇌관으로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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