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8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차 민선 8기 시·도지사 간담회에 앞서 열린 사전환담에서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인사하고 있다. |
김 지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중도일보 등 충청권 언론과 만나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집무실에서 윤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충남은 제1차 공공기관 이전 정책에서 소외돼 이번에는 배려가 필요하다"는 건의를 받고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함께 배석한 이관섭 정책기획수석에게 "검토를 하라"고 말했다고 김 지사는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 같은 발언은 얼마 전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천안 현장 비대위에서의 발언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정 비대위원장은 10월 28일 충남 현장 비대위에서 "충남 혁신도시가 (이전 공공기관) 우선 선택권을 가질 수 있도록 국토부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충남은 2020년 10월 혁신도시로 지정됐지만 지금까지 공공기관 이전 성과가 전무한 것을 지적하면서 충남에 이전 기관 중 우량 공공기관에 대한 선택권을 부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실제 충남도는 인근 세종시 건설을 이유로 참여정부 시절부터 시작된 공공기관 이전 정책에서 소외돼왔다. 2년 전 가까스로 혁신도시로 지정받았지만 제2차 공공기관 이전 로드맵이 차일피일 늦어지면서 혜택을 못 받고 있어 '무늬만 혁신도시'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윤 대통령은 또 다른 충남 현안인 육사 논산 이전에 대해서도 김 지사에게 공약 이행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당시 만남에서 윤 대통령은 육사 이전 필요성에 공감했고 이전을 해야 한다면 당연히 국방 관련 기관들이 집적된 논산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육사 논산이전을 120대 국정과제에 포함 발표한 바 있다.
충청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것으로 보이는 KTX 세종역 설치와 관련해선 찬성 반대 입장표명을 보류하면서도 다소 부정적인 지역 정서를 전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그는 "역이 많이 있으면 고속철이 아니지 않느냐"면서 "아직 본격적인 이슈로 떠오르지 않은 상황에서 (찬성 또는 반대에 관한) 나의 의사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속도 조절했다. 다만, 그는 "지금 돌아가는 것을 보면 충청도는 반대하는 기류가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의 이런 발언은 충남에선 KTX 세종역 예정지와 인접해 있는 KTX 공주역 활성화라는 지역 주민들의 생각을 감안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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