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건강보험 피부양자탈락요건 강화와 국민연금

유기탁 농협세종교육원·CFP(국제공인재무설계사)

유기탁 농협세종교육원·CFP(국제공인재무설계사)

지인의 아버지가 이번 9월에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으로 피부양자 자격이 상실돼 지역가입자로서 건강보험료를 납부하게 됐다. 국민연금으로는 부족한 노후자금 때문에 퇴직금을 모두 금융기관에 맡겨놓으신 탓에 최근 금리가 올라 피부양자 탈락요건에 해당됐다.

살펴봐야 할 두가지 있는데, 하나는 피부양자 탈락 소득요건과 지역가입자로 전환 후에 건강보험료 산정기준이다.

첫 번째는 피부양자 탈락 소득요건은 이번 개편으로 강화됐다. 재산과표 5억 4000만원이 넘으면 연소득 1000만원 초과 시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는 기준은 현행유지됐으나 연소득 3400만원 초과시 지역가입자로 전화되던 요건을 2000만원 초과 시로 강화됐다. 피부양자 소득요건에는 공적연금 100%가 산입된다. 따라서 국민, 공무원, 군인, 사학연금의 4대연금을 월 167만원 이상 수령하게 되면 피부양자에서 탈락하게 된다. 금융소득종합과세는 연간 2000만원이 초과되면 그 초과분에 대해서 종합과세 되지만, 건강보험 피부양자탈락요건에 해당하는 금융소득 기준금액은 1000만원이다. 즉, 이자, 배당의 금융소득이 1000만원을 초과하게 되면 소득에 합산되게 된다. 재산과표가 5억 4000만원이 넘으면 연소득 1000만원 초과 시로 기준이 더욱 강화되는데, 이 때 적용되는 재산과표는 현재 매매되는 시가가 아니라 공시가격에 지방세법 시행령에 따른 공정시장가액비율 곱해서 반영되는데, 아파트의 경우는 12~13억 가량 되면 재산과표 5억 4000만원을 초과하게 된다. 따라서 시가 13억원 초과하는 아파트에 주거하면서 국민연금 월 84만원 이상 수령하게 되면 피부양자에서 탈락하게 된다. 특히 조심해야 할 사항은 부동산임대소득이다. 노후자금을 마련을 위해 상가겸용주택 등의 투자로 부동산임대소득이 발생하게 되는데 과세금액이 단 1원만 잡혀도 피부양자에서 탈락하게 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등록임대사업자의 경우 임대소득이 연 1000만원이라면 필요경비로 60%와 기본공제 400만원을 공제하므로 과세소득은 0원이 되지만, 월 100만원씩 임대소득이 발생하고 있다면 과세표준금액은 80만원이 발생되어 다른 소득에 관계없이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

두 번째는 지역가입자로 전환되었을 때 건강보험료 산정기준이다.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는 소득과 재산, 자동차로 계산하게 되는데 소득기준이 직장가입자와 동일하게 6.99%를 적용하는 정률제로 변경됐다. 먼저 공적연금은 피부양자 탈락요건에는 100% 산입됐지만, 보험료 산정기준은 연금보험료의 50%를 기준으로 한다. 이는 30%에서 인상된 수치다. 금융소득의 경우는 1000만원 초과시 소득 전액에 대해서 건강보험료가 부과된다.

지인 아버지의 경우, 연기연금 신청으로 36%가량 수령액이 늘어 월 150만원을 받고 계셨으며, 금융소득이 연간 1500만원이었다. 피부양자탈락 요건소득은 국민연금 1800만원에 1000만원이 초과되었으므로 금융소득은 1500만원으로 기준소득은 3300만원이 되어 피부양자에서 탈락했으며, 건강보험료 산정기준금액은 국민연금 수령액의 50%인 900만원과 금융소득 1500만원 전액을 합산한 2400만원의 6.99%와 재산과 자동차등급 평가를 합산해 월 14만원 가량을 납부하셔야 한다. 또 건강보험료의 12.27%를 장기요양보험료로 추가납부 해야하며, 내년에는 7.09%로 건강보험료 요율인상이 확정됐다.

피부양자탈락 소득요건 강화는 재산이 많은 피부양자의 건강보험 무임승차문제를 해결하고 공정한 납부정책 실행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하지만, 직장인과 달리 퇴직자의 경우 지역가입자로 전환되어 건강보험료 전액을 본인이 부담하며, 소득상한도 매우 높아서 소득의 9%를 납입하는 국민연금보다도 납부금액이 더 많기도 한다. 건강보험 연 지출액은 100조원을 넘겼고 제 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민영보험사의 의료실비는 손해율이 높아 갱신시 보험료가 크게 인상되어 부담이 커졌다.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을 통해 새로운 제원확보가 중요하지만, 보험료 지출에 공정성과 객관성, 정확성의 확보가 우선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 적립금은 내년부터 적자로 전환돼 2028년엔 적립금 고갈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국민연금을 수령하게 되면 월 167만원을 초과하여 피부양자에서 탈락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기탁 농협세종교육원·CFP(국제공인재무설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