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중도일보 DB] |
당장 국민의힘이 국가균형발전 취지에 정면으로 위배함은 물론 1차 이전 반대는 전체 이전을 무산시키려는 정치적인 목적이라며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민주당은 상황 파악과 당내 이견 조율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경기도 과천시에 소재한 방사청은 대전 이전이 확정돼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8월 31일 이전 공공기관 고시에 이어 9월 15일 이장우 대전시장과 엄동환 방사청장, 서철모 서구청장이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전 계획은 2023년 상반기 지휘부를 포함한 일부 부서가 1차(부분)로 서구 월평동 마사회 건물로 입주하고 2027년까지 정부대전청사 유휴부지에 청사를 신축해 전체 부서가 이동하는 것으로 잡혀있다. 방사청은 1차(부분) 이전 사업비 210억 원을 국회에 요청했고 대상 인원은 235명으로 보고했다.
순탄하던 이전 작업은 암초를 만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민주당 일부 수도권 의원들이 부분 이전을 반대하고 나서면서다. 이들은 겉으로는 업무 효율성 저하와 예산 중복 지출을 이유로 들었지만 속내는 자기 지역을 벗어나려는 공공기관을 최대한 묶어 놓으려는 의도로 읽혀진다.
윤후덕 의원(경기 파주시갑)은 10월 31일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 효율성에 상당한 혼란을 주게 된다. 가더라도 5년 후에 가는 게 낫지 않느냐”고 질의했다. 신청사가 건립되는 2027년에 한꺼번에 이전하란 얘기다.
정성호 의원(경기 양주시)은 부분 이전 예산을 감액 사업으로 못 박았다. 2단계 이전에 따른 업무 비효율성과 예산 이중 부담을 내세우며 “사전연구 용역이 졸속이고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예산에 반영됐다”고 주장했다.
김병주 의원(비례대표)은 “부분 이전으로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고 혈세도 낭비하게 된다. (종합 청사를) 짓고 난 다음에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들의 반대로 예산 통과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전의 당위성과 부분 이전 필요성을 대변할 국방위 소속 대전 국회의원이 없어 더욱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방위는 2~3일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를 거쳐 4일 전체회의를 열어 예산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대전 정가는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 소재 기관을 대전에 뺏기지 않기 위해서라거나, 5년 뒤 정권 교체를 내다보고 일단 부분 이전부터 막고 보자는 의도가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이은권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은 “방사청 부분 이전 반대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국가균형발전 취지에도 맞지 않고 국정과제이자 국가 주요 정책을 막겠다는 의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여야를 초월해 방위사업청 부분 이전은 중대한 현안임에도 당내에서 반대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대전 국회의원 전원이 민주당 소속이란 점에서 방사청 이전이 차질을 빚을 경우 비판의 화살이 쏠릴 위험도 크다.
황운하 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은 “민주당 국방위 간사인 김병주 의원에게 방위사업청 이전이 국가균형발전에 부합하고 대전에 꼭 필요한 현안인 점을 설명했다”며 “시민들의 우려를 전하고 그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시 고위관계자는 “방사청 이전은 대통령과 민선 8기 대전시장이 가장 속도감 있게 실천한 공약”이라며 “1차 이전 반대를 내걸며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건 대전 이전을 무산시키겠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 지역 차원에서 강력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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