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희경 시집 '기차와 김밥' 표지이미지. |
하희경 작가 |
그는 먹고살 만한 사람들만 하는 거로 여겼던 글쓰기를 접하고 몰입하면서 느꼈던 소회를 담담히 드러냈다.
시집 '기차와 김밥(도서출판 이든북, 150쪽)'은 하루 한 끼 챙겨 먹기도 버거울 정도로 가난했던 작가의 경험을 글로 풀어냈다. 1장 '매미의 수다'를 비롯해 2장 '어디 갔을까', 3장 '그런 날 있었지', 4장 '여물지 않은 빗방울', 5장 '마음이 가는 길' 등 총 90여 편을 담았다. 시집과 함께 그동안 써온 40여 편의 글을 엮은 첫 수필집 '민낯'도 펴냈다.
1일 중도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하 작가는 "없는 집에서 공부도 제대로 못 하고 일만 하고 살다가 결혼을 했고, 봉사단체에서 만난 남편 역시 돈보다는 베푸는 삶을 실천하는 사람"이라며 "몇 년 전 몸에 이상이 생겨서 하던 일을 중단하고 치료에 전념하면서 접했던 글쓰기를 계기로 작가 인생을 펼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난 하 작가는 30년 전 대전으로 내려와 터를 잡아 현재 괴정동에 살고 있다. 2019년 대전시민대학 '시 창작 교실 힐링 포엠'에 합류하면서 글쓰기와 인연을 맺었다. 같은 해 '한국문학시대'에서 우수작품상을 받으면서 시를, '시와정신'에서 수필로 등단했으며, 2017년부터 SNS를 통한 작품 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김명아 대전문인총연합회장은 작품 해설을 통해 "시민대학 강좌에서 본 하 작가는 먼 이국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사람처럼 몹시 지쳐있는 모습이었고, 그간의 수많은 이야기는 모두 글이 되어 흘러나왔다"며 "시인은 첫 시집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공표함으로써 시원함을 느끼는 것 같다. 카타르시스 효과는 작가뿐만 아니라 독자에게도 있으며, 작가는 시를 통해 자신의 경험과 동일시해 공감대를 확장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하희경 작가는 "어떤 상황에서도 선한 마음을 잃지 않으려 수시로 내면을 들여다보며 채찍질하며 힘든 시간을 견뎌왔고, 그 작고 여린 아이가 어른이 되기까지 좌충우돌 겪은 일들을 책에 녹였다"며 "개인의 삶 속에 삼라만상이 들어있다. 시집을 통해 '이렇게 살았구나', '이런 마음으로 살았구나'라고 공감을 끌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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