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시민들이 119 구조대원들과 함께 환자들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제공 |
1일 대전소방본부 및 지역 의료계 등에 따르면, CPR은 심정지 환자의 멈춘 심장을 인위적으로 외부에서 강하게 압박해 뛰게 해주는 데 목적이 있다. 이는 환자가 병원 응급실로 이송되기 전까지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것으로 매우 중요한 행위다.
CPR은 흉부 압박의 깊이와 시행하는 속도가 생명이며, 압박 깊이는 5㎝, 속도는 1분당 100~120회가 적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환자의 흉부를 매우 빠른 속도로 강하게 압박해야 하는 것으로 엄청난 체력을 요구한다.
이런 탓에 성인 남성의 경우도 정확한 자세를 유지한 채 CPR을 실시할 수 있는 것은 몇 분에 불과하며, 2~3명이 교대로 CPR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태원 참사 현장 관련 사진과 동영상을 접한 현직 의료진은 아쉬움을 표했다. 환자 1명당 2~3명의 CPR 시행자가 있었다면,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안타까움 때문이다.
대전우리병원 척추관절 비수술치료센터 정우성 진료원장은 '의사의 눈으로 본 2022년 10월 29일 밤 이태원 거리에서의 CPR'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두렵고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어려움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면서도 "현장에 CPR 상황을 지휘할 수 있는 의료진이 있다면, 옆에 서 있던 사람들의 손을 활용해 더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CPR을 시행해야 환자를 살릴 수 있는 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병원에서는 CPR이 필요한 환자 발생 시 2분 간격으로 흉부 압박을 시행하는 의사를 바꿔 준다"며 "아무리 건장한 성인 남성이라도 그 이상의 시간을 지속해서는 흉부를 압박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사고 현장에 CPR을 시행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을수록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지게 된다. 이 때문에 제대로 된 CPR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대전시민 이 모씨(서구·41)는 "내 주변에 누군가가 심장이 멈춰 갑자기 쓰러졌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면서 "이번 기회에 제대로 된 CPR 교육을 받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전소방본부 관계자는 "관내 5개 소방서 체험교육팀이 진행하는 CPR 교육은 유선 전화를 통해 참여 신청이 가능하다"면서 "일반 시민도 하루 4시간이면 받을 수 있으며, 수료 시 이수증이 발급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 대면교육이 가능해지면서 CPR 교육 신청이 몰리고 있어 현재는 예약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심폐소생협회가 공개한 대전지역 CPR 교육기관(일반인 기초·심화)은 대전성모병원, 건양대병원, 건양대, 국군의무학교, 대전과학기술대, 대전대, 대전보건대, 을지대 의과대학, 을지대병원, 충남대 간호대, 충남대병원 등 11곳이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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