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사람을 살리는 일인데… 대전 심폐소생술 이수 시설 태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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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사람을 살리는 일인데… 대전 심폐소생술 이수 시설 태부족

자체 운영하는 유성구와 119시민체험센터와 소방서뿐
이태원 사고 이후 단체와 시민들 이수 문의 요청 빗발
김미소 주무관 "심폐소생술 여러명이 교대로 동참해야"

  • 승인 2022-10-31 17:06
  • 신문게재 2022-11-01 6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하나, 둘, 셋, 넷…"

31일 오후 3시 50분 유성구청 심폐소생술교육센터에서는 심폐소생술 실습이 진행됐다. 사전예약된 어린이 이용시설 종사자 의무교육이었지만 이태원 참사 발생 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교육이다 보니 현장에는 긴장감을 넘어 비장함이 감돌았다.

영유아와 어른의 사람모형(아미) 위에 두 손을 포개 잡고 무릎을 꿇어 힘을 실어 가슴 뼈(흉골) 부위를 수차례 압박했다. 서른 번 압박을 하고 나자 힘들다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그만큼 사람을 살리는 일은 힘들고 고귀한 일임을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이태원 참사 후 심폐소생술에 대한 문의와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권은 지자체나 사설 기관에서 심폐소생술센터를 운영해 그나마 응급처리 시행률이 높은 편에 속하지만, 반면 대전은 유성구청과 소방서를 제외하면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다.



유성구청 심폐소생술교육센터에서 만난 김미소 주무관(1급 응급구조사)은 "31일 아침부터 심폐소생술에 대한 문의가 많이 왔다. 유성구는 몇 년 전부터 심폐소생술센터를 별도로 운영해 온 것이 알려지면서 더 많은 연락이 오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주춤했다 다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였는데 이태원 사고 인해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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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유성구 심폐소생술센터에서 진행된 실습 교육 현장 모습. 사진=이성희 기자
유성구청 심폐소생술센터는 8세 이상의 구민과 관내에 있는 단체 그리고 어린이안전관리에 의한 법률에 따라 어린이 이용시설 종사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모두 사전예약제고, 단체의 경우 김미소 주무관이 현장을 방문해 실습 교육을 진행한다. 이론과 실습 총 4시간을 이수해야만 심폐소생술 이수증이 발급된다.

김미소 주무관은 "심폐소생술은 처치가 어렵다기보다 힘든 것이 문제다. 다수의 교육자가 교육을 통해서 충분히 용기를 얻고 가신다. 마음만 먹으면 실제 상황에서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교육할 때 계속 강조하는 것이 힘이 들기 때문에 여러 명이 교대하면서 동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대전소방본부가 운영하는 119시민체험센터에서도 심폐소생술 교육이 있다. 오전·오후 두 타임에 80명까지 접수할 수 있지만, 실제 실습 효과를 위해서는 50명이 한계다.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대전소방본부는 향후 시민체험센터와 별개로 안전체험관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다. 행정안전부가 진행하는 '국민안전체험관' 확충사업인데 내년 상반기쯤 2차 사업 선정을 준비하고 있다. 안전체험관이 조성될 경우 1일 수용 인원은 480명가량으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각 소방서에서도 찾아가는 심폐소생술 교육을 사전예약으로 진행한다.

정병순 둔산소방서 예방안전과 체험교육팀장은 "뭐든 반복 숙달이 중요하지만, 2015년부터 일반에서도 쉽게 할 수 있도록 개정됐다. 심폐소생은 골든타임 내에 가슴 압박만 해도 충분히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습에 참여한 강민정 대광로제비앙어린이집 선생님은 "이태원 참사로 심폐소생술에 관심이 생겼다. 위급할 때 그 자리에 내가 있었다면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라며 "영아 심폐소생은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교육을 통해 반복적으로 실습할 수 있어서 향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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