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한세화 기자 |
10명 중 7명은 심리적 안정과 긍정적인 감정, 소속감, 인간관계 형성 등에 종교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믿는 종교가 없는 사람들도 올바른 가치관이나 윤리적인 행동 등 정신작용에 종교가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다만, 자신의 정체성을 찾거나 건강, 시험, 취업 등 가시적인 항목에 대해선 종교의 역할에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다.
30일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이 조사한 2021년 종교인식조사 '주요 종교 호감도 및 종교 효능감' 통계에 따르면, 종교를 믿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묻는 8개 항목 전체에서 전년 대비 오름세를 보였다. 설문은 2021년 11월 26일부터 29일까지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웹조사(휴대전화·문자·이메일) 방식으로 진행했다.
가장 큰 비율을 보인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있어 안정감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77%로 전년 대비 2%p 상승, '긍정적인 감정을 갖는 데' 74%로 전년보다 6%p 올랐다. 이어 '인간관계를 맺는 데' 72%(2%p), '소속감을 갖는 데' 71%(5%p), '윤리적인 행동을 하는 데' 70%(7%p) 순으로 5개 항목에서 70%를 웃돌며 종교를 믿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보다 낮은 수치로는 '올바른 가치관을 갖는 데' 64%(5%p), '본인의 정체성을 찾는 데' 55%(2%p), '건강, 시험, 취업 등의 목표를 이루는 데' 49%(2%p) 등이다.
믿는 종교가 없더라도 종교를 통해 안정감과 소속감을 갖는 데 도움이 된다는 데 66%가 동의, 인간관계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은 65%로 비교적 높았다.
하지만 나머지 항목에 대해선 믿는 종교가 있는 사람과 차이를 보였다. 종교가 없는 사람 중 58%만이 '종교가 긍정적인 감정을 갖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으며, 이는 종교가 있는 사람의 응답 90%보다 32%p 낮은 수치다. 또 '종교가 윤리적인 행동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질문에는 50%만 동의, '올바른 가치관을 갖는 데'는 41%였으며, 이는 각각 90%와 87%를 보인 종교가 있는 사람들 응답의 절반 수준이다.
두드러진 점으로 '본인의 정체성을 찾는 데'와 '건강, 시험, 취업 등 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각각 33%와 28%를 기록, 구체적인 성과에 대해 종교가 도움을 준다는 데에는 다소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지역의 한 종교단체 관계자는 "심신의 안정을 얻어 평온한 감정 상태로 회복해 삶의 질을 높이는 등 자아실현에 종교가 긍정적인 기능과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자칫 기복(祈福)에만 의지한 채 노력을 기울이지 않거나 정신적 지지를 얻기 위한 종교로 인해 오히려 마음의 장애로 변질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