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동 24인의 이야기' 표지이미지. |
'이사동 24인의 이야기'(도서출판 누마루, 301쪽)를 공저한 조현중 전 국립무형유산원장의 말이다.
523년 역사 속에 1070 여기의 분묘가 조성돼 '단일 문중 분묘군'으로 국내 최대 규모로 손꼽히는 대전 동구 이사동 은진 송씨 집장지(산소가 모여있는 곳)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스토리텔링 연구가 한소민 활동가와 함께 조현중, 한정근 저자가 의기투합해 기존의 틀을 깬 새로운 접근으로 이사동 묘역과 그곳을 지켰던 인물들을 인터뷰 형식으로 전한다.
조 전 원장은 "자손이 번창한다는 이사동과 뛰어난 인물이 배출된다는 대청호 중 자손 번창에 방점이 찍히면서 지금의 이사동 묘역이 형성됐다고 전해진다"며 "2020년 11월부터 이사동에 관한 자료들을 공저자들과 공유하기 시작해 지난해 하반기 본격적인 책 발간을 위한 집필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총 7개의 주제 가운데 첫 번째 '이사동의 얼굴'은 이사동 묘역에 맨 처음 묻힌 송요년을 비롯해 송국택, 송준길, 송시열, 송병화 선생을, 두 번째 '시인이 잠든 마을'에서는 송남수, 송몽인, 송희갑 시인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그밖에도 '이사동에 사노라네', '조상의 얼을 받들어', '이사동의 가치와 미래', '답사 길잡이',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등 이사동의 기원과 유적들을 다루며 이사동의 숨은 매력을 수면 위로 끌어냈다.
공저자인 한소민 연구가는 "10년 전쯤부터 이사동에 관심을 두게 돼 연구를 이어가던 중 송희갑 시인의 인생 이야기에 매력을 느꼈다"며 "진정한 사제지간의 도리를 일깨워주고, 주어진 한계에 굴복하기보다는 운명을 개척한 성인들의 정신을 통해 무너져가는 '사제관계'의 의미를 책을 통해 되새기는 계기를 제공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24일 오후 7시 옛 충남도청 내 커먼스필드에서 열린 출판기념회 모습. |
조 전 원장은 "김영수 어르신을 올 봄에 뵙고 인터뷰를 했는데 안타깝게도 출간 한달 전에 돌아가셨다. 책이 나온걸 보셨으면 많이 기뻐하셨을텐데 죄송스럽고 아쉬운 마음이 크다. 그나마 어르신이 돌아가시기 전에 귀중한 기억들을 기록하고, 책으로 엮어낼 수 있어서 다행이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 연구가는 "이사동은 유교문화, 종교문화로 국한된 과거의 공간이 아니다. 현대에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전통마을이라는 점, 그 안에 김영수 어르신 처럼 다양한 삶의 이야기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이사동 관련 시리즈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번 책을 기반으로 연극 대본이나 낭독극 등으로 재구성해 책에 소개된 인물 하나하나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캐릭터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4일 대전 중구 옛 충남도청 내 커먼스필드에서 열린 '이사동 24인의 이야기' 출판기념회에는 한기범 교수를 비롯해 대전향토문화연구회, 한밭문화마당 등 지역의 역사문화 영역에서 활동하는 60여 명의 활동가가 참석해 책 발간의 의미를 되새겼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24일 오후 옛 충남도청 내 커먼스필드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저자들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조현중 전 국립무형유산원장, 한소민 연구가, 한정근 연구가. 한정근 연구가는 '시와 세계' 신인상을 받았으며 송시열 등 충청인물시리즈와 지역학 연구 시리즈를 편집, 출판하고 있다. 충남대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석사과정에 재학중이며 지역문화스토리텔링연구소에서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
별책부록으로 제작된 이사동 답사지도. QR코드를 이용하면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도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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