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단기금융시장과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11월 1일부터 3개월간 여러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우선 한국은행 대출 적격담보증권, 차액결제이행용 담보증권과 공개시장운영 RP(환매조건부채권) 매매 대상증권을 3개월간 한시적으로 확대한다. 확대 대상 증권은 은행채와 9개 공공기관발행 채권이다. 이 경우 국내은행의 추가 고유동성자산 확보가 가능해진다.
또한, 차액결제이행용 담보증권 제공비율도 단계적으로 인상한다. 2025년 2월까지 매년 10%포인트씩 인상하기로 했던 당초 일정을 순차적으로 유예해 2023년 5월까지 70%를 유지하고 5월부터 80%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의 담보부담은 7조5000억원 완화될 예정이다.
증권사, 증권금융 등에 대해 약 6조원 규모의 RP매입을 한시적으로 실시한다.
이번 조치는 3개월 후인 내년 1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하고, 연장 여부를 재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예대율 규제비율을 은행 105%, 저축은행 110%로 한시적으로 완화한다. 현행 예대율 규제 비율은 은행과 저축은행 각각 100%다.
채권시장 불안으로 은행과 저축은행이 기업대출 수요가 대응하는 과정에서 예대율 규제가 제약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금융당국은 6개월간 규제비율을 완화하고 시장 상황을 보면서 추가 연장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예대율 규제가 완화로 은행권에서는 추가적인 기업대출 여력이 발생하는 동시에 예금경쟁 완화로 조달비용이 감소하면서 대출금리 상승압력도 일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우리 경제가 여전히 대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단기 자금시장 경색의 위기 속에 놓였기 때문이다. 경제성장의 주요 동력이었던 수출이 무너지면서 내수로 경기를 버텨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자금 경색이 심각해지는 등 금리 인상, 고물가, 경기둔화 등으로 내수 시장이 얼마나 버텨낼지 모르는 상황이다.
지역 경제계 한 관계자는 "내년 국내 경제가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파급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성장률이 1%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여러 전문 기관에서 나오고 있다"면서 "금융당국이 나서 자금 경색이 일부 해소됐지만, 금리 인상 기조와 반대돼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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