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중부산림청장 |
등산은 우리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취미활동 중 하나다. 가을철에 등산객이 많아지는 만큼 산불 발생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연평균 481건의 산불이 발생해 연간 1087 ha의 산림이 소실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낙뢰와 같은 자연현상에 의한 산불보다 입산자 실화 34%, 논·밭두렁 소각산불 14%, 담뱃불 실화 5% 등 대부분의 산불이 사람들의 사소한 부주의로 인해 발생한다.
산불은 미세먼지를 단시간에 발생시켜 대기 질 악화뿐만 아니라, 대기 정체가 나타날 경우 사람의 건강까지 위협한다. 이처럼 산불이 발생하면 인명과 재산피해도 크지만 산림생태계도 급속하게 황폐화한다. 산불이 동식물의 서식처를 순식간에 파괴해 생물다양성을 감소시키고 토양의 영양 물질도 불에 타면서 산림의 생산력도 함께 떨어진다.
또한 산불 발생 시 대기 중으로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가 배출되는데 우리나라에서 1ha 면적의 소나무 숲이 산불로 탔을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약 54t으로 이는 자동차 7대가 1년간 배출하는 양과 같은 수준이라고 한다. 또한 토양을 보호하는 나무와 낙엽 등이 불에 타 사라지면서 비가 조금만 와도 토사가 유출되어 산사태·홍수와 같은 2차 피해를 유발해 지역주민의 생명과 생활에 큰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산불 후 자연이 회복되는 속도를 보면 20년이 지나야 경관적으로 회복될 수 있으며, 어류의 경우 3년, 무척추동물 9년, 곤충 14년, 식생과 산림동물의 경우 30년 이상이 지나야 회복이 가능하다. 이처럼 산불이 발생하면 인간생활과 자연생태계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회복에도 오랜 시간과 비용, 노력이 필요하므로 산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산불 발생을 줄이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평일과 주말에도 지역 주민을 직접 찾아가 산불 위험성을 홍보하고, '소각산불 없는 녹색마을' 캠페인과 '산불에 강한 마을 가꾸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산불취약지역에 대해서는 IR(적외선) 기능이 내장된 스마트 CCTV, 광대역통신망, 화재 센서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산불예방 ICT 플랫폼 구축사업을 통해 산불사전예방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산불을 예방하기 위한 작은 실천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입산이 통제되어 등산로가 폐쇄된 곳은 들어가지 않아야 하고, 산 주변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말아야 하며, 논·밭두렁과 영농부산물을 산과 가까운 곳에서는 태우지 말아야 한다. 우리 국민의 산불예방을 위한 작은 실천이 얼마든지 산불을 막을 수 있다. 국민 모두의 관심과 동참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김기현 중부지방산림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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