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교육백년지대계(敎育百年之大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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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교육백년지대계(敎育百年之大計)

  • 승인 2022-10-26 10:39
  • 신문게재 2022-10-27 18면
  • 남정민 기자남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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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완 순천향대 연구산학부총장
필자가 생각하는 교육의 기능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한 인간을 '인간답게' 살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문화, 인성, 윤리교육 등이 이 범주의 교육이라 할 수 있겠다. 두 번째는 공학도로서의 관점이 반영된 것인데 한 인간이 '인적자원'으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한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다.

교육계에 몸담아 오면서 두 가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환경에 대해 위기감을 느낀다.

먼저 '인간답게' 살도록 잘 가르칠 수 없는 사회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학생들의 인권이 강조되다 보니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사태가 일어나고, 교사들은 참된 교육자에서 지식전달자로 전락하고 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되었다. 가정도 급격히 와해되고 있다. 이혼이 증가하고 존속상해를 넘어 존속살인까지도 심심치 않게 기사화 되고 있는 현실이다. 개인의 이익만 중시되는 사회가 되었으며, 금권만능주의 가치관이 우리 삶을 지배해가고 있다. 동성애에 관한 찬반 논란도 해마다 뜨겁게 반복되면서 인간의 성적 정체성에 대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인간답게 살아가도록' 가르치는 교육은 길을 잃고, 정권과 이념의 입맛에 맞는 '자기편'을 길러내는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

두 번째 기능은 주로 대학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4차산업혁명', '학령인구감소' 등으로 대학을 둘러싼 환경이 급격히 어려워지고 있다. 지식산업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통적인 산업이 해체되고, 지식기반의 새로운 사업이 등장하고 있다. AI가 도입되면서 사람들의 일자리도 속속 기계가 대체해 가고 있다. 학생들에게 신산업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고, 평생교육 시대를 맞아 재교육을 통해 변화된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하는 대학의 책무는 무거워졌다. 십수 년간 대학등록금 동결로 대학의 재정은 황폐해졌고 학령인구 감소로 미충원의 위험을 안고 있는데 구조조정의 칼날은 매서워지고 있다. 이미 유지충원율로 대학들을 평가해서 정원을 축소한다는 정책이 시행 중이다. 그야말로 대학은 '죽음의 계곡'을 지나고 있다. 교육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같다. 윤석렬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부 조직개편 아이디어가 나오면서 교육부의 존폐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교육부 장관도 공석이다. 교육 환경이 총체적인 난국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다. 한 사람을 인간답게 키우는 것과 경쟁력 있는 지식과 기술을 개발하고 가르치는 것은 장기적인 안목과 일관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필자가 대학원 시절 같은 연구실에 있던 20명이 넘는 실원들 중 다 다른 제도로 대학 입시를 치렀을 정도로 단기적인 안목으로 교육제도를 좌지우지해 온 것이 현실이다. 이제는 교육정책만큼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수립되고 추진돼야 한다. 곧 있을 이주호 교육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청문회에 눈길이 간다. 과거에 반복해 오던 식상한 클리셰를 추구하지 않기를 바란다. 전창완 순천향대 연구산학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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