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순 대전문인총연합회장 |
올해처럼 대전에서 가을 축제가 많이 열리기는 처음인 것 같다. 유림공원 국화축제, 우리들공원에서 펼쳐진 대전 0시 뮤직페스티벌, 뿌리공원 대전효문화뿌리축제, 대전아줌마축제, 대전빵축제가 열렸다. 올해는 대전 UCLG 총회가 열려 2022 UCLG 윌컴축제가 기획되어 'WE CARE 콘서트', '세계문화의 날', '플리마켓', '푸드트럭', '과학체험부스', '열기구 체험' 등이 열렸다. 대전예술의전당에서는 2022 UCLG 특별주간을 운영하여 '대전시립예술단 공연'이 있었고, 'e스포츠 국제대회', '힐링아트페스티벌', '대청호영화제'도 열렸다.
참으로 많은 축제가 열렸다. 그러나 모든 축제가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축제의 성공 여부는 참여 시민의 수로 가늠할 수 있다. 인기 있는 축제에는 사람이 많이 모여 성황을 이루었지만 그렇지 못한 축제도 있었다. 대전뿐만 아니라 계룡시 '군문화 축제', 공주시 '백제문화제', 세종시 '세종정원박람회', 금산군 '금산인삼축제', 보은 대추 축제 등이 있었다. 시민들의 관심이 지방 축제로 분산되기도 하였다.
우리 사회의 축제 문화는 예전부터 있었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정월 대보름 축제, 오월 단오제, 칠월 칠석제, 팔월 추석, 초등학교 가을 운동회, 십이월 동지 등이다. 이날이 오면 마을 사람들이 모여 가무를 즐기고 농악 풍물놀이 씨름대회 등을 열어 지역사회 사람들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는 날이었다. 삶의 피로를 푸는 휴식의 시간, 만남의 기쁨과 협동 단결하는 에너지 충전의 기회, 전통문화의 계승 발전 등을 들 수 있다.
현대 사회로 발전하면서 문화의 다양성과 축제도 다양하게 열리고 있다. 그런데 예전과 달리 축제가 가을에 집중되어 있다. 전통문화 축제는 계절에 따라 다양한 축제가 열렸다. 현대 사회의 축제는 계절성과 관계없이 열리는 실내 공연과 전시가 있는가 하면 '군문화축제' 같은 홍보성 축제도 있고 백제문화제와 같은 역사성, UCLG 총회 특별 기획 행사성 축제 등이 있다. 축제의 방법도 일정한 패턴이 없이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인삼이나 대추와 같은 농산물의 수확 시기에 열리는 축제는 가을에 열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가을에만 축제가 풍성하고 다른 계절에는 축제가 없거나 드물다는 것은 다시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좋은 일은 간헐성 즉 그 빈도가 적당히 흩어져 있어야 효과가 있다. 축제도 어느 한 계절에 집중되어 있으면 참여도가 떨어질 수 있다. 시간이 많다고 해도 그 많은 축제를 다 볼 수가 없다. 시간적 여유가 없고 모두 참여하기에는 신체적 정신적 피로감이 누적되어 참여도가 떨어질 수 있다. 계절과 관계가 없는 실내 공연 및 전시 축제는 사계절 분산해서 개최하는 것이 좋겠다. 축제 기획자들이 작품 발표 시기를 고려함으로써 사계절 즐겁게 여유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사계절 즐거운 문화 도시 대전이 되었으면 좋겠다.
선진 문화 국가답게 축제를 즐기기 위해서는 관람하는 축제에서 참여하고 즐기는 축제가 많았으면 좋겠다. 관람하고 구매하고 먹는 축제에 참여하여 공연하고 전시하고 함께 즐기는 참여형 축제가 많아야 한다.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평소에 연습 연마하며 창조하는 즐거움이 있는 시민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악기 연주를 연마하여 발표하고, 그림을 그려 전시하고, 무용과 연극을 배워 공연하는 등 학습의 결과를 내보이는 축제에 참여할 때 성취감에 취할 수 있다. 목표가 있는 여가 생활을 위해서 배우는 즐거움과 참여하는 축제 문화가 연계될 수 있는 시민문화정책이 수립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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