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민생 국감' 외치던 목소리 어디 갔는가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민생 국감' 외치던 목소리 어디 갔는가

  • 승인 2022-10-25 17:17
  • 신문게재 2022-10-26 18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다운로드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이번 대전 경찰청 국정감사에 대한 기자의 한 줄 평이다. 지난 20일 대전경찰청에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전경찰청 국정감사를 보고 큰 실망감이 밀려왔다. 해당 국정감사는 시작 전부터 '맹탕' 국감이 우려된다는 기사가 줄줄이 이어져 나왔고, 그 우려가 현실이 됐다.

오후 2시 10분에 시작한 대전경찰청과 세종경찰청 합동 국정감사는 약 1시간 30분 만에 초스피드로 끝이 났다. 짧은 국감 시간 동안 내온 내용 대부분은 의원들이 대전에 대해 공부를 많이 안 한 것인지 아니면 관심이 없는 건지 질의 중 일부는 알맹이 없는 보여주기식 비판이었다. 심지어 일부 의원들은 다음 날 있을 제주도 국감을 위해 중간에 국감장을 떠나기도 했다.

"오늘 국감에는 현대아울렛 대전점 화재 사건이 집중될 가능성이 클 거야"라며 이것저것 자료 준비를 하고 기사를 미리 머릿속으로 구성했으나 그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이날 국감 중 7명이 사망하는 등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현대아울렛 화재에 대한 질의는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그저 5분 동안의 질의 시간을 채우기 위해 억지로 앉아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했다.

특히 대전자치경찰에 대한 질의는 단 한 가지도 나오지 않았다. 주민 삶과 가장 밀접한 영역이 모두 이관된 기구임에도 불구하고 국정감사에서는 제외된 듯 보였다. 이날 오전에 진행된 대전시 국정감사에서도 자치경찰에 대한 질의는 없었다. 이들에 대한 감사는 앞으로도 제외돼 '성역'이 되는 것은 아닌가 우려가 생긴다.



이번 국감에서 한 의원은 "경찰 중 과중한 야간근무나 교대 근무 등으로 쓰러지거나 순직하는 분들이 많다"라며 '공무원재해보상법'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의원의 짧은 멘트에는 '순직한 지역 경찰관이 몇 명인지', '대전 경찰관들의 순직 승인 비율' 등의 지역 경찰이 담긴 내용은 단 한마디도 포함돼 있지 않았다. 해당 의원이 정말 지역 경찰관들의 노고를 잘 이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언급한 것일까. 아니면 그저 자신이 대표 발의한 공무원재해보상법 일부개정법률안 홍보를 위해 언급한 게 아닌가…

2년 만에 돌아온 대전 국정감사는 '맹탕'이라는 최악의 이미지만 남긴 채 허망하게 마무리됐다. 여야 할 것 없이 지역에 대한 제대로 된 준비조차 없었을뿐더러 지역을 무시하는 게 아닌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민생 국감'을 외치던 그들의 목소리는 그저 '입 발린 거짓말'로 끝이 났다. 오히려 국감의 존재 의미인 민생 보듬기는 철저히 외면받은 수준이다.

이런 모습이 계속 되풀이될지 국민의 속은 답답할 뿐이다. 국감 무용론이 매번 나오고 있는 상황에, 의원들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정말 민생을 위한 국감을 하길 바란다. 김지윤 사회과학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