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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더불어민주당사 압수수색 시도를 둘러싸고 정국이 급속히 경색된 데 따른 후폭풍이다.
20일 예정됐던 국민의힘 충청권 현장 비상대책위원회가 취소됐고 정기국회 내에 여야 합의가 최우선인 세종의사당 국회규칙 제정도 가시밭길이 걱정된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위원회는 20일 오전 지방 순회 일정을 취소하고 국회에서 회의를 개최했다. 당초 정 위원장 등 지도부는 충남 천안 그린스타트업타운에서 기업인 간담회와 입주기업 방문, 청년과 타운홀 미팅을 가질 예정이었다. 오후엔 세종시로 옮겨 당원 간담회를 갖고 자율주행 빅데이터 관제센터를 찾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전날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압수수색에 반발하며 국정감사 중단을 선언한 데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민주당사 압수수색을 놓고 검찰과 민주당이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자 관련 일정을 전면 취소한 것이다.
충청 여권으로선 뼈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육군사관학교 논산행과 공공기관 제2차 지방이전, 국립의대 설립,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를 위한 예산 증액, KTX 세종역 설치 등 산적한 지역 현안에 대해 여당의 지원사격 의지를 확인할 기회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정국이 시계 제로에 빠져들면서 앞으로 정기국회에서도 지역 현안을 관철하는 데 악영향이 우려된다.
무엇보다 2027년까지 들어설 세종의사당으로 이전할 상임위 규모를 결정할 국회 규칙 제정이 경색된 여야 관계로 차일피일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국회 규칙은 여타 법안처럼 상임위와 법사위 본회의를 거쳐 제정된다. 국회 사무처는 이달까지 이전 규모와 총 사업비 산정 등이 포함된 세종의사당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마무리한 뒤 다음달 운영위에 보고할 계획이다. 여야는 이를 토대로 상임위 이전 규모 등이 담길 국회 규칙 제정을 위한 논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민주연구원 압수수색 시도를 둘러싸고 지금으로선 여야가 논의테이블을 차리기가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0일 의총에서 전날 검찰의 당사 압수수색 시도에 대해 "국정감사 중에 야당의 중앙당사를 압수수색하는 일은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정치가 아니라 그야말로 탄압"이라고 핏대를 세웠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 비대위에서 민주당이 이를 저지한 데 대해 "정당한 법 집행을 가로막는 민주당의 행위는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법치주의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정면도전"이라고 맞불을 놨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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