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강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
이렇듯 수학은 황금기를 맞고 있지만, 일반 대중이 생활 속에서 피부로 느끼는 수학에 대한 인식이나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의 수학 학습능력은 크게 변한 것이 없다. 그 이유는 우리는 수학교육의 중요성을 말하고 수학 학습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많은 시도들을 하고 있지만 정작 그 대상인 수학이 무엇인지를 모른다는 것에 있다고 여긴다. 즉, 우리는 수학이 무엇인지 모르거나 막연하게 느끼면서 기계적으로 가르치고 또 배우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수학이란 무엇일까? 필자는 수학을 '자신의 주장이나 사고 그리고 자연현상들을 수와 식 등의 기호를 통해 표현하고 설명하는 언어'라고 생각하며 이를 통해 자신의 주장이나 표현을 논리적으로 타당하게 전개하는 것이라고 여긴다. 즉, 수학은 단순한 계산이 아니라 풀고자 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학문인 것이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는 명언을 남긴 중세 위대한 과학자인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자연이라는 커다란 책은 그 책에 씌어 있는 언어를 아는 사람만이 읽을 수 있는데, 그 언어는 수학이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몇가지 구체적인 사례들을 가지고 살펴보자. 수학은 인류문명이 시작하면서 사용된 가장 오래된 학문이다. 수렵을 할 때 동물이 얼마나 있는지 소통하기 위한 수단으로 '수'(number)라는 것을 창안했으며 농경시대에서는 토지의 크기를 측량하고 비교하기 위해 도형의 넓이라는 것을 사용했다. 여기서 수학은 도형의 넓이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도형의 크기를 표현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삼각형이나 원의 넓이를 측정하고자 할 때 직사각형의 넓이를 가로 곱하기 세로로 정의하고 이로부터 도형의 넓이를 측정하는 방법 즉, 적분법을 고안했다. 이를 통해 삼각형의 넓이는 밑변 곱하기 높이의 이등분 값이며 원의 넓이는 원의 지름에 3.14라는 원주율 곱하면 된다고 그 방법을 제시했다. 즉 수학은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가 주어졌을 때 어떻게 하면 그 해답을 구할 수 있는지 방법을 제시하고 그를 통하여 해답을 구하는 것이다.
또 다른 예로써, 뉴턴은 어떻게 하면 물체가 움직임에 대한 변화를 표현하고 또 측량할 수 있을까 고민해 변화의 정도를 미분이라는 개념을 통해 수량으로 표현했으며, 이를 계기로 우리는 물체의 움직이나 온도의 변화와 같은 자연현상과 인구증가나 주식 변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현상들을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같이, 수학은 주어진 상황이나 조건에서 어떻게 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찾고 그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이며, 이런 과정에서 비록 계산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많은 조건들 중에서 최적의 것을 찾아가는 방법은 바로 수학적 사고에 기인한다. 이렇듯, 우리는 어떤 상황이나 조건에서 최적의 결정이나 판단을 내리기 위해 비교하고 선택하는 매 순간 수학을 사용하지만, 우리의 대부분은 수학은 중고등학교 때 배운 이후로 사용하지 않고 또 어디에 사용되는지도 모르겠다고 하니 참 아이러니하다. 윤강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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