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수학에 대한 단상 (下)

  • 오피니언
  • 사이언스칼럼

[사이언스칼럼] 수학에 대한 단상 (下)

윤강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 승인 2022-10-20 16:53
  • 신문게재 2022-10-21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윤강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산업수학전략연구부 선임연구원 (2)
윤강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현재 우리나라의 수학은 황금기를 맞고 있다. 4년마다 개최되는 세계 수학자대회에서 수학의 중요한 업적을 달성한 40세 이하의 젊은 수학자에게 수여되는 최고의 영예로운 필드상을 2022년에는 한국인 수학자 허준이 교수가 수상했으며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한국대표단은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를 획득해 종합 2위를 달성했다. 그리고 1981년에 1그룹 국가로 국가수학연맹에 가입한 우리나라는 올해 독일, 러시아, 미국 프랑스 등 12개 나라로 편성된 세계 최고 등급인 5그룹에 최단 기간에 오르게 돼 우리나라의 수학에 대한 국가적 위상은 어느 때보다도 높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을 촉발하여 선도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의 핵심 근간은 수학적 알고리즘에 있기에 수학전공자들은 IT관련 기업에서 억대가 넘은 연봉으로 스카우트를 받는 등 금융·제조·의료 등 학계와 산업계의 다양한 분야에서 수학전공자들은 각광을 받고 있다.

이렇듯 수학은 황금기를 맞고 있지만, 일반 대중이 생활 속에서 피부로 느끼는 수학에 대한 인식이나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의 수학 학습능력은 크게 변한 것이 없다. 그 이유는 우리는 수학교육의 중요성을 말하고 수학 학습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많은 시도들을 하고 있지만 정작 그 대상인 수학이 무엇인지를 모른다는 것에 있다고 여긴다. 즉, 우리는 수학이 무엇인지 모르거나 막연하게 느끼면서 기계적으로 가르치고 또 배우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수학이란 무엇일까? 필자는 수학을 '자신의 주장이나 사고 그리고 자연현상들을 수와 식 등의 기호를 통해 표현하고 설명하는 언어'라고 생각하며 이를 통해 자신의 주장이나 표현을 논리적으로 타당하게 전개하는 것이라고 여긴다. 즉, 수학은 단순한 계산이 아니라 풀고자 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학문인 것이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는 명언을 남긴 중세 위대한 과학자인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자연이라는 커다란 책은 그 책에 씌어 있는 언어를 아는 사람만이 읽을 수 있는데, 그 언어는 수학이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몇가지 구체적인 사례들을 가지고 살펴보자. 수학은 인류문명이 시작하면서 사용된 가장 오래된 학문이다. 수렵을 할 때 동물이 얼마나 있는지 소통하기 위한 수단으로 '수'(number)라는 것을 창안했으며 농경시대에서는 토지의 크기를 측량하고 비교하기 위해 도형의 넓이라는 것을 사용했다. 여기서 수학은 도형의 넓이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도형의 크기를 표현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삼각형이나 원의 넓이를 측정하고자 할 때 직사각형의 넓이를 가로 곱하기 세로로 정의하고 이로부터 도형의 넓이를 측정하는 방법 즉, 적분법을 고안했다. 이를 통해 삼각형의 넓이는 밑변 곱하기 높이의 이등분 값이며 원의 넓이는 원의 지름에 3.14라는 원주율 곱하면 된다고 그 방법을 제시했다. 즉 수학은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가 주어졌을 때 어떻게 하면 그 해답을 구할 수 있는지 방법을 제시하고 그를 통하여 해답을 구하는 것이다.



또 다른 예로써, 뉴턴은 어떻게 하면 물체가 움직임에 대한 변화를 표현하고 또 측량할 수 있을까 고민해 변화의 정도를 미분이라는 개념을 통해 수량으로 표현했으며, 이를 계기로 우리는 물체의 움직이나 온도의 변화와 같은 자연현상과 인구증가나 주식 변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현상들을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같이, 수학은 주어진 상황이나 조건에서 어떻게 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찾고 그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이며, 이런 과정에서 비록 계산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많은 조건들 중에서 최적의 것을 찾아가는 방법은 바로 수학적 사고에 기인한다. 이렇듯, 우리는 어떤 상황이나 조건에서 최적의 결정이나 판단을 내리기 위해 비교하고 선택하는 매 순간 수학을 사용하지만, 우리의 대부분은 수학은 중고등학교 때 배운 이후로 사용하지 않고 또 어디에 사용되는지도 모르겠다고 하니 참 아이러니하다. 윤강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김해시, 2026년 노인일자리 7275명 확대 모집
  2. "철도 폐선은 곧 지역소멸, 대전서도 관심을" 일본 와카사철도 임원 찾아
  3. 전기차단·절연 없이 서두른 작업에 국정자원 화재…원장 등 10명 입건
  4. 30일 불꽃쇼 엑스포로 차량 전면통제
  5. <인사>대전시
  1. 대전을지대병원, 바른성장지원사업 연말 보고회 개최
  2. 충남대-대전시 등 10개 기관, ‘반려동물 산업 인재 양성 업무협약’
  3. 김태흠 충남지사, 천안아산 돔구장 건립 필요성·추진 의지 거듭 강조
  4. 대전시 제2기 지방시대위원회 출범
  5. 대전시, 반려동물산업 육성에 힘쏟는다

헤드라인 뉴스


누리호 4차 발사 성공… 민간주도 우주시대 첫발

누리호 4차 발사 성공… 민간주도 우주시대 첫발

27일 오전 우주로 날아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4차 발사가 성공하며 뉴스페이스 시대 개막을 알렸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오전 2시 40분 누리호 4차 발사 결과 브리핑을 통해 발사 결과를 직접 발표했다. 배 부총리는 "누리호 4차가 성공했다"며 "오전 1시 13분 고흥 나로우주센터서 발사된 누리호가 고도 601.3㎞ 궤도 속도 7.56㎞/s, 경사각 97.75도로 태양 동기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으며 탑재된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12기의 큐브 위성이 모두 성공적으로 분리돼 궤도에 안착했고 남극 세종기..

이번엔 반려동물 간식… 바이오 효소 들어간 꿈돌이 닥터몽몽 출시
이번엔 반려동물 간식… 바이오 효소 들어간 꿈돌이 닥터몽몽 출시

대전시는 26일 시청 응접실에서 대전관광공사, ㈜인섹트바이오텍과 함께 '꿈돌이 닥터몽몽' 출시를 위한 공동브랜딩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캐릭터 중심의 제품을 넘어 지역 재료·스토리·생산기반을 더 촘촘히 담아야 한다는 취지로 대전의 과학·바이오 정체성을 상품에 직접 반영하려는 시도다. 이번에 출시 준비 중인 '꿈돌이 닥터몽몽'은 인섹트바이오텍의 연구 포트폴리오로 알려진 자연 유래 단백질분해효소(아라자임) 등 바이오 효소 기술을 반려동물 간식 제조공정 단계에 적용해 기호성과 식감 등 기본 품질을 고도화한 것이 특징이다. 인섹..

안전상식 겨룬 초등생들의 한판…공주 대표 퀴즈왕 탄생
안전상식 겨룬 초등생들의 한판…공주 대표 퀴즈왕 탄생

열띤 경쟁 속에서 펼쳐진 공주시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25일 공주환경성건강센터에서 공주시와 중도일보가 주최·주관한 '2025 공주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안전에 취약한 어린이들이 안전 상식을 재밌는 퀴즈로 풀며 다양한 안전사고 유형을 학습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74명의 공주지역 초등학생들이 대회에 참가해 골든벨을 향한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본 대회에 앞서 심폐소생술 교육이 먼저 진행되자 학생들은 교사의 시범을 따라가며 "이렇게 하는 거 맞나요?"라고 묻거나 친구에게 압박 리듬을 맞춰보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