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
비록 낙선자들이지만 자치구를 책임졌던 인물로서 현안 이해도가 높고 정치력 또한 겸비한 만큼 국민의힘을 상대하는 대여(對與) 전선 전면에 투입해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2년 뒤 총선을 앞두고 잠재적 경쟁자를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활동을 당 차원에서 지원하는 일은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근 민주당 전직 구청장들은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먼저 황인호 전 동구청장은 활발한 SNS 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용운동 현대자동차 대전서비스공장 준공, 산내 곤룡골 진실·화해의 숲 공원 조성 등 재임 시절 추진한 주요 정책을 소개하며 자신의 성과임을 강조하고 있다.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은 앞서 대전시당이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지역화폐 여론전에 뛰어들었다. 그는 대전 최초의 지역화폐인 '대덕e로움'을 출범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토론회에서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은 "지역화폐는 균형발전 정책이자 지역소멸을 막는 정책인 만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종태 전 서구청장은 대전시당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아 활동 중이다. 시당위원장부터 청년·여성 등 각급 위원장 선거 과정을 관리했다. 또 서구 도마동에 개인 사무실을 차려 지지자는 물론 주민들과도 스킨십을 이어가는 중이다.
당내에선 이들 전직 구청장을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들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국민의힘 지방정부와의 여론전에서 우위를 점하는 동시에 당 이미지 개선과 세력 확장에도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모 인사는 "시의회와 구의회에서 시·구의원들이 열심히 활동하고 있지만, 대중들에게 미치는 파급력은 미비하다"며 "전직 구청장은 인지도도 높고 주요 현안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이들이 공식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민주당 충남도당의 경우 전직 시장·군수들을 부위원장단에 대거 합류시켰다. 현직은 수석부위원장을 맡은 박정현 부여군수 한 명으로, 나머지는 황명선 전 논산시장과 오세현 전 아산시장, 김정섭 전 공주시장, 맹정호 전 서산시장, 문정우 전 금산군수 등 전직 단체장들이다.
취지엔 공감하지만, 실현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도 적잖다. 2년 뒤 총선에서 경쟁할 수 있는 전직 구청장들을 현직 국회의원들이 당 차원에서 밀어주겠느냐는 것이다. 즉 잠재적 경쟁자를 굳이 키울 필요가 없다는 정치적 계산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각급 위원장 선출이 완료되고 있는 만큼 곧 운영위원회를 열어 부위원장단과 고문단 등 시당 조직 구성을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당내에서 여러 의견을 취합하고 적합한 인물에 대한 추천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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