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학살 72년 주민 삶 담아낸 영화 '태안'

  • 사회/교육
  • 미담

민간인학살 72년 주민 삶 담아낸 영화 '태안'

17일 오후 7시 대전 씨네인디U서 상영회
대전산내골령골대책회의 유족 함께 관람
구자환 감독 "학살 아픔과 후손들 삶 보여주고자"

  • 승인 2022-10-19 10:54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태안 감독1
영화 '태안' 구자환 감독이 17일 대전 상영회를 통해 산내유족회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충남 태안에서 72년 전 벌어진 민간인 학살을 다룬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가 대전에서 골령골 희생 유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상영됐다. 경찰과 치안대, 그리고 적대세력에 의해 자행된 주민들의 학살과 이후 후손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올곧이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17일 오후 7시 대전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 위치한 씨네인디U에서 대전산내골령골대책회의가 주최해 영화 '태안'을 함께보는 행사가 진행됐다. 다큐멘터리 영화 '태안'은 2015년 '레드툼'과 2018년 '해원'이라는 영화로 민간인 학살을 연속적으로 다룬 구자환 감독이 연출했다. 구 감독은 민간인 학살 세 번째 영화인 '태안'을 통해 바다를 낀 태안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을 깊이 조명했다. 이날 영화 태안 함께보기 상영회에는 구자환 감독이 참석해 관객과의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구 감독은 영화 제작 배경을 묻는 질문에 30대 중반까지 보도연맹사건에 대해 모르고 살았던 자신의 부끄러움에 대해 말했다. 구 감독은 "국내에 민간인 학살 사건이 있었음을 제 나이 30대 중반에서야 알았고 뒤늦게 알았다는 것에 무척 부끄러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알고 보니 많이들 모르고 있었고, 유족들이 일생동안 말 한마디 못하고 살아온 억울한 심정을 풀어달라는 말씀을 듣고 영화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태안 감독2
전국 여러 곳에 집단 학살지가 있는데 '태안'을 조명한 이유에 대해서는 "태안은 보도연맹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희생된 이들부터 인민군 좌익세력에 의한 학살 그리고 어느 쪽이든 부역혐의로 몰려 또다시 학살이 자행된 역사가 있다"라며 "민간인 학살이 어떻게 전개되고 지역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설명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 감독은 "태안은 피해 입은 또는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후손이 한 마을에 거주하고 있는데, 그분들이 72년 이후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고 이해하며 살고 있을지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영화 '태안'은 세월호 사건 유족인 유민이 아빠 김영오 씨와 강희권 태안유족회 상임이사가 민간인 학살 유족들을 만나 과거의 사건에 대해 직접 듣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구 감독은 끝으로 "태안이라는 영화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는 영화"라며 "처참한 학살이 있었음에도 이후 현시대에 사는 우리는 알지도 못하고 기억하지도 못하고 여전히 자기 자신, 공동체의 행복에만 치우쳐 산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임효인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