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유형문화재 송자대전판의 제작과정이 담긴 1920년대 문서철(동해문화원 소장) |
권정연 대전시 학예연구사는 "2013년 대전시에서 최초로 존재를 확인했으나 자료가 부족해 연구를 진척하지 못했던 화양소제고적보존회에 관한 새로운 정보들을 얻게 된 것"이라며 의미를 강조했다.
대전시는 '송자대전판' 관련 문서 소장처인 동해문화원의 협조를 받아 5월과 8월 두 차례 문화재 조사를 마쳤고 17일 이 결과를 발표했다.
송자대전판은 조선 정조 1789년 평양에서 제작됐으나 일제강점기 일본군에 의해 소실됐다. 현재 대전시 문화재로 지정된 송자대전판은 이를 다시 판각한 것으로 대전 남간사에서 제작해 남간사본으로 불린다.
이번에 발견된 문서는 이 남간사본의 제작과 관련한 통고문, 간찰, 입회원서, 망기 등 총 수량은 99점이다. 이 기록을 남긴 주인공은 삼척 유생 홍재모다. 그는 송자대전 중간소의 집사인 동시에 '화양소제고적보존회' 회원이다. 그는 친척 홍낙섭이 구한말 위정척사학파의 거두 연재 송병선의 문인으로 대전과 연을 맺었다.
대전시는 삼척의 유생이 대전의 유림과 교류하며 송자대전판 중간(重刊)에도 큰 역할을 한 것은 그만큼 송자대전의 재간행이 전국적인 사업이었고, 당시 대전 회덕이 전국의 유림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사상적 구심점이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송자대전 중간본 간행의 일정을 보여주는 간찰의 일부(1927년 2월 1일 대전 송자대전중간소의 유생 김희진(金憙鎭)이 홍재모에게 보낸 편지. 송자대전 중간본이 1926년 가을 판각을 완료하고 그해 12월 첫 인출을 시작하여 1927년 초 첫 인쇄본 100부를 곧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
대전시는 대전·충남을 대표하는 우암 송시열과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일제강점기 지역 유림에 관한 연구가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올해 지정문화재 정기조사 결과를 토대로 향후 송자대전판의 정밀조사와 보수 및 보존처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송자대전판 제작과정을 담은 문서는 동해문화원에서 소장 중이다. 향후 대전시와 적극 협력해 도록 발간이나 특별전 개최도 고려하고 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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