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에 치른 국제행사를 성황리에 마쳤다는 것만으로도 성과지만, 대전시는 UCLG 총회를 통해 명분과 실리 모두를 확보하며 세계 지방정부에 대전시의 저력을 제대로 알렸다.
2022 대전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총회는 14일 '대전선언'을 채택한 세계 이사회와 환송 만찬을 끝으로 폐막했다. 145개국 576개 도시 6200명이 참석했고, 5일 동안 사고 없이 무사히 일정이 마무리됐다.
대전트랙과 대전선언은 세계인에게 대전을 각인한 최대 성과로 꼽힌다. 대전트랙은 총회 사상 최초 개최도시 이름을 붙인 공식 회의로 세계적인 석학과 지역 내 대표 기업들이 참여해 의제를 공유했다.
대전선언 채택의 상징도 남다르다. 역시나 개최도시의 이름이 부여됐는데,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지방정부의 목소리 결집하고 대변할 때 '대전선언'이 활용된다. 대전선언은 협약에 담긴 약속 이행을 위해 세계 지방정부가 노력을 지속한다는 점에서 미래지향적이고 코로나19 이후 국제협력과 연대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현시대가 가져야 할 비전과도 같다.
대전시는 UCLG 회장도시로 승격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세계총회 회장으로 2025년 10월부터 1년 임기를 맡는다. 당초 결선 투표가 아닌 입후보자 4인의 만장일치 합의로 공동회장을 1년씩 맡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평화적 선출이 이뤄졌다. 이 시장은 대전시정 임기 후반 회장직을 수행하게 돼 임기 초반에는 지역 현안에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시나리오를 얻기도 했다.
성과도 있지만, 과제도 남았다. 대전시는 총회 일정 동안 우호도시를 4곳과 체결했다. 첫 번째 과제는 우호도시와의 지속적인 연결고리다. 가봉은 대전시에 의료 장비 지원을 요청했고, 중국 시안은 취수 분야에서 높은 관심을 보여 대전시가 문제 해결을 위한 중간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한다.
두번째 과제는 MICE 산업과 연계한 숙박 시설 확충이다. UCLG 총회를 통해 MICE 산업의 저력은 확인됐다. 대전컨벤션센터 제1전시장은 회의, 올해 신규 개장한 제2전시장은 전시에 주력할 수 있도록 기능이 나뉘면서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다만 외국인을 수용할 수 있고 만족할 수 있는 숙박 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호텔 여건이 아쉬웠다. 향후 대전역세권 복합환승센터 부지에 MICE 산업과 연계한 호텔이 들어서고 대전역에도 MICE 산업 일부가 구축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도시연합' 구성도 이장우 시장의 약속이 됐다. 과학도시 기반으로 10개 미만 도시와 실질적인 교류가 이뤄지는 협의체를 만드는 것으로 빠른 시일 가시적인 그림을 보여줘야 한다는 과제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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