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남북교류협력을 위한 물꼬포럼에서 남북협력과 메타버스를 통한 문화재 환수 방안을 논의했다. |
임재근 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연구소장의 사회로 이상근 (재)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이 '남북공조를 통하 문화유산 회복사례'를 발표하고, 우운택 카이스트 메타버스프로그램 책임교수가 '메타버스에서 남북교류협력의 기회와 과제'를 제시했다.
대전시는 2020년 12월 '대전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기금을 설치·운영하고, 교류협력에 소요되는 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또 20명 이내로 교류협력위원회를 구성해 교류협력을 활성화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기여한다.
이날 세미나 역시 나북교류협력 활성화를 목적으로 소위원회 물꼬포럼을 구성해 추진됐다.
이상근 (재)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은 일본에 남겨졌던 우리 문화재를 북한과 공조해 되찾은 사례를 소개하며 1865년 한일청구권 문제를 넘어설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1905년 러일전쟁으로 함경도에 진출한 일본군에 의해 약탈된 북관대첩비를 일본 야스쿠니신사에서 찾아내 남북 문화재당국 공조를 통해 2005년 10월 일본으로부터 반환받았다. 또 1913년 월정사가 관리하던 오대사고본 조선왕조실록과 의궤가 일본에 반출돼 반환 운동과 국민들의 염원으로 실록은 2006년, 의궤는 2011년 국내에 환수되는 결실을 맺었다.
이어 평양 율리사지석탑과 고려 사리함, 반가사유상과 물고기무늬병 등이 남북합의를 마치고 일본으로부터 반환을 추진 중이다.
대전시 남북교류협력 모색을 위한 물꼬포럼이 12일 옛 충남도청사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
이어 우운택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남북교류협력 일환으로 이산가족 고향방문과 상봉, 관광, 재난·안전 공동연구에 메타버스를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미 고려(918~1392)시대 왕궁터인 만월대를 2007년부터 남북이 공동발굴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할 수 있었다. 또 남북 휴전선에 위치한 태봉국 궁예도성을 공동복원해 평화와 화합의 아이콘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우운택 교수는 "철원의 옛 도성을 디지털트윈 기반 문화유산 플랫폼을 만들어 현실과 가상을 융합한 콘텐츠가 될 수 있다"라며 "대전은 4차산업 분야 앞선 도시이면서 대덕특구와 문화재청, 문화재연구소, 카이스트가 위치해 남북 과학기술교류 협력에 앞장설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병구 법무법인 우정 대표변호사 "북한이 1965년 한일협정의 당사자에서 빠져 있어 남북간 공조를 통한 문화유산 회복은 효과적은 방법으로 보인다"라며 "남북교류에 소극적인 정부시절에는 다른 영역과 마찬가지로 문화유산 관련 남북공조가 저조하게 위축되는 문제에 대해서도 대책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남지은 (재)문화유산회복재단 연구원은 "문화유산 회복과 문화재 반환은 과거의 아픔에 대한 반성을 상징하며 정체성과 신뢰를 복원하며 협력으로 인도한다"며 "1944년까지 덴마크의 식민지로 있던 아이슬란드는 독립 이후 문화재 반환을 약속하는 조약을 체결해 국가 간의 미래 협력을 촉진했다"고 밝혔다.
문화재디지털복원 전문가인 박진호 고려대 연구교수는 "메타버스 공간에서 남북 문화유산을 펼쳐놓고 이를 남북이 같이 활용하자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메타버스도 남북 문화유산 교류의 장을 만들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메타버스와 결합한 여러 실감미디어 기술까지 연계해 대전시에 북한 관련 '디지털 북한 문화유산 체험관'을 건립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제안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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