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소행성 채굴로 우주 경제의 신기원을 이루자!

  • 오피니언
  • 사이언스칼럼

[사이언스칼럼] 소행성 채굴로 우주 경제의 신기원을 이루자!

김영수 한국천문연구원 천문우주기술센터 책임연구원

  • 승인 2022-10-13 16:04
  • 신문게재 2022-10-14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김영수 한국천문연구원 천문우주기술센터 책임연구원
김영수 한국천문연구원 천문우주기술센터 책임연구원
2주 전인 9월 27일에 우주에서 새로운 시도가 있었다. 소행성에 우주선을 충돌시키는 실험을 한 것이다. 미국 나사는 디디모스 소행성과 쌍을 이뤄서 공전하고 있는 지름 160m, 질량 500만 톤의 소행성 디모포스에 다트라는 이름의 우주선을 충돌시킨 것이다.

소행성은 주로 화성과 목성 사이에 많이 존재하는데, 현재 발견된 소행성의 수는 무려 110만 개에 달하며 더 작은 것들까지 포함하면 수억 개가 될 것이다. 이들 중에는 궤도가 바뀌어 지구 가까이 돌진해 오는 것들이 심심치 않게 있다.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면 전 지구적 재앙을 불러오게 된다. 공룡이 순식간에 멸종했던 것도 커다란 외계 물체가 충돌했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충돌 이후 전 지구적으로 쓰나미가 일어났고, 화산이 분출해 화산재가 태양 빛을 가려 지구 전체가 냉각됐다. 불과 100여 년 전인 1908년에도 커다란 우주물체가 시베리아 산림지역에 떨어졌었는데, 그 위력은 20킬로톤 이상으로 15킬로톤의 히로시마 원자폭탄보다 더 컸다. 이러한 소행성의 위협으로부터 지구를 지키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소행성이 지구를 비껴가도록 궤도를 바꾸는 시험을 다트 우주선으로 한 것이다.



소행성은 우리에게 위협적인 존재이지만 또한 기회의 대상이다. 소행성에는 희귀한 원소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핸드폰을 만들기 위해서는 실리콘을 비롯해 금, 인듐 등의 30여 가지의 원소가 필요하며 희귀한 금속인 중원소도 사용된다. 희귀 원소들은 100년 이내에 고갈될 가능성이 높아 국가 간 자원 전쟁이 일어날 염려가 많다.

지구에도 중금속이 적지 않게 함유되어 있지만 대부분 지구 내부에 있어, 수천 킬로미터를 뚫고 캐 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지구보다 훨씬 작은 소행성에서는 중원소들이 표면에 노출되어 있어서 쉽게 채굴할 수 있다. 이러한 고가의 중원소들을 지구에 가져올 수 있으면 자원을 더 풍부하게 사용하게 되어 산업과 경제가 더 발전하고 커질 것이다.



아직까지는 소행성에서 자원을 채굴해 지구로 가져오는 기술이 확립되어 있지 않다. 그렇지만 이를 위한 시험을 일본은 이미 시작하고 있다. 일본우주국은 2대의 우주선을 소행성에 보내 표본을 채취해 왔다. 하야부사 우주선을 이토카와 소행성에 보내서 토양을 채취한 후 2010년에 지구에 돌아왔다. 이후 2014년 12월에 발사된 하야부사2는 지름 900m의 소행성 류구의 토양을 채취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단순히 표면의 물질만을 채취한 것이 아니라 금속탄환을 발사하여 지름 15m의 인공 구덩이를 만들어 표면 아래의 물질도 채취했다. 지구로 돌아온 하야부사2는 2020년 12월에 호주의 사막에 샘플을 던지고는 또 다른 소행성을 탐사하러 떠났다.

미국 역시 소행성 채굴을 진행하고 있다. 2016년 9월에 발사한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이 2020년 10월에 베누 소행성에 착지하여 표면 물질을 채취했다. 현재 지구에 돌아오는 중으로, 내년 9월에 샘플을 떨어뜨린 후 지구에 매우 가까이 오는 소행성인 아포피스를 탐사하러 갈 것이다. 미국 나사는 사이키 소행성을 탐사하기 위한 우주선도 제작하고 있다. 유럽의 강소국 룩셈부르크는 우주 채굴을 국가적 전략사업으로 규정하고 천문학자, 채굴 전문가 등과 함께 구체적인 채굴방법을 논의하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소행성으로부터 우리는 지구 표면의 자원보다 훨씬 더 많은 중금속을 채취할 수 있다. 과거 콜롬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던 것을 계기로 마야문명의 금은보화를 스페인이 차지했고, 이후 영국을 비롯한 유럽 각국이 세계의 부와 권력을 장악했다. 앞으로는 소행성 채굴을 먼저 하는 국가가 우주를 제패하고 부와 패권을 가질 것이다. 우리도 소행성 채굴을 국가 우주개발의 중심과제로 정하고 집중해서 초일류 선진국으로 부상하기를 바란다. 김영수 한국천문연구원 천문우주기술센터 책임연구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오인철 충남도의원, 2025 대한민국 지방자치평가 의정정책대상 수상
  2. 위기브, ‘끊김 없는 고향사랑기부’ 위한 사전예약… "선의가 멈추지 않도록"
  3. '방학 땐 교사 없이 오롯이…' 파업 나선 대전 유치원 방과후과정 전담사 처우 수면 위로
  4. 국제라이온스협회 356-B지구 강도묵 전 총재 사랑의 밥차 급식 봉사
  5. 제1회 국제파크골프연합회장배 스크린파크골프대회 성료
  1. 대전사랑메세나·동안미소한의원, 연말연시 자선 영화제 성황리 개최
  2. 육상 꿈나무들 힘찬 도약 응원
  3. [독자칼럼]대전시 외국인정책에 대한 다섯 가지 제언
  4. 정부 유류세 인하조치 이달 말 종료 "기름 가득 채우세요"
  5. [2025 충남 안전골든벨 왕중왕전] 전형식 충남도 정무부지사 "안전지식 체득하는 시간되길"

헤드라인 뉴스


[지방자치 30년, 다음을 묻다] 대전·충남 통합 `벼랑끝 지방` 구원투수 될까

[지방자치 30년, 다음을 묻다] 대전·충남 통합 '벼랑끝 지방' 구원투수 될까

지방자치 30년은 성과와 한계가 동시에 드러난 시간이다. 주민과 가까운 행정은 자리 잡았지만, 지역이 스스로 방향을 정하고 책임질 수 있는 구조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제도는 커졌지만 지방의 선택지는 오히려 좁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구 감소와 재정 압박, 수도권 일극 구조가 겹치며 지방자치는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지금의 자치 체계가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 아니면 구조 자체를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인지에 대한 질문이 커지고 있다. 2026년은 지방자치 30년을 지나 민선 9기를 앞둔 해다. 이제는 제도의 확대가..

대전 충남 통합 내년 지방선거 뇌관되나
대전 충남 통합 내년 지방선거 뇌관되나

대전 충남 통합이 지역 의제로선 매우 이례적으로 정국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내년 지방선거 뇌관으로 까지 부상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정부 여당이 강력 드라이브를 걸면서 보수 야당은 여당 발(發) 이슈에 함몰되지 않기 위한 원심력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6월 통합 단체장 선출이 유력한데 기존 대전시장과 충남지사를 준비하던 여야 정치인들의 교통 정리 때 진통이 불가피한 것도 부담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대전 충남 민주당 의원들과 오찬에서 행정통합에 대해 지원사격을 하면서 정치권이 긴박하게 움직이..

정부, 카페 일회용 컵 따로 계산제 추진에 대전 자영업자 우려 목소리
정부, 카페 일회용 컵 따로 계산제 추진에 대전 자영업자 우려 목소리

정부가 카페 등에서 일회용 컵값을 따로 받는 '컵 따로 계산제' 방안을 추진하자 카페 자영업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매장 내에서 사용하는 다회용 머그잔과 테이크아웃 일회용 컵 가격을 각각 분리한다는 게 핵심인데, 제도 시행 시 소비자들은 일회용 컵 선택 시 일정 부분 돈을 내야 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26년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2027년부터 카페 등에서 일회용 컵 무상 제공을 금지할 계획이다.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최근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컵 따로 계산제를 탈 플라스틱 종합 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 신나는 스케이트 신나는 스케이트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