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인 한밭대 부총장, 링크3.0 단장. |
미국 내 캠퍼스에서 등에서 벌어지는 사회적 문제로서 데이트 강간 사건은 연간 수천 건에 이른다. 약 20%의 여성이 이에 노출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 가운데 음료나 술에 약을 타서 일어난 것이 많았다. 약물이 들어갔는지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 재료공학과 네 명의 4학년 학생이 '캡스톤 디자인 프로젝트' 수업에서 사회 문제를 찾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치제안서를 제출했다. 교내창업경진대회에 '언더카버 칼라스'(UC)라는 이름으로 참여하여 대상을 받았다. 아이디어는 다양한 약물(GBH, Rohypnol, Xanax 등)이 들어있는 음료에 매니큐어(nail polish)를 바른 손가락을 몇 번 휘저으면 손톱 색깔이 변하는 경우 약물이 들었음을 사전에 인식한다는 것이다. 기업가정신과 창업(TEC) 등의 수업을 들은 이 학생들은 상금 1만 달러와 10만 달러의 투자유치로 이 아이디어는 급속도로 현실화되어 나갔다. 졸업 후 회사를 만들지를 고민할 때 대학 창업지원 조직이 가교역할을 함으로써 창업으로 연결되었다. 4명 중 2명은 대학원에 진학하고, 2명이 회사에 남아 외부 인력을 유치해 회사를 리빌딩하고, 제품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필요 기술과 자금력 등의 문제로 사업화와 생산에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즉 잉크(INC) 모형에서 아이디어(I)와 니즈(N)는 있었지만, 기술, 자본 등의 역량(C)이 부족했다.
이 가운데 미국을 흔드는 대박 사건이 벌어진다. 대학이 소재한 노스캐롤라이나 주도인 랄리(Raleigh)시 바이오 벤처기업인, 스프라우트(Sprout) 제약사가 '여성용 비아그라'(Addyi) 개발에 성공해, 최초로 FDA 승인을 받았다. 그리고 이 회사는 글로벌제약사인 밸리언트(현재 Bausch Health로 개명)사로부터 인수합병(M&A)으로 무려 1조 원에 팔렸고, 자신들은 밸리언트사의 사업부로 남게 되었다. 여기서 번 돈으로 스프라우트의 CEO '신디 에커트 화이트헤드'는 학생창업회사인 UC에 자문과 3백만 달러를 투자하는 등 '언더카버 칼라스'는 지역 투자자들로부터 450만 달러의 투자유치가 이루어졌다. 이 제품은 2018년 하반기 출시되어 아마존 등 인터넷쇼핑몰에서 판매되었다. 학생들의 경진대회 아이디어에 나온 강간 약물 검사를 위한 제품이 다양한 형태로 출시되어 판매되고 있다. 물론 제품형태는 고객의 소리(VoC)를 들어 초기 매니큐어 형태에서 스마트폰의 둥근 고리에 넣고 체크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음료에 약물이 들어있는지를 한 방울로 30초 안에 확인해 안전한 밤 문화를 보장해 준다. 이처럼 사회문제로부터 아이디어를 찾고, 이를 검증하고, 프로토타입을 만들며, 시제품 테스트와 양산 및 시장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학과 지역사회, 기업가들, 투자자의 도움이 컸다. 즉 대학의 기술력과 지역의 자금 및 판매 네트워크의 결합이 있어 가능했다. 최근 미국의 한 시 정부는 데이트 성폭력 약물 검사 키트를 무료로 나눠주기도 했다.
이같이 다양한 사회적 문제나 환경 이슈 등에서 비롯된 ESG 경영 활성화에 기업가정신 기반의 체계적 교육훈련이 필요하다. ESG 관점에서 고객과 시장이 고민하는 문제발굴, ESG 가치를 충족할 수 있는 기술과 역량 확보, 새롭고 독특한 아이디어 등을 만들어야 한다. 트리플 바텀라인(TBL: 이익, 사람, 지구환경 등 3P) 사고하에 모두가 ESG를 실천하는 제품에 대해 적극적 구매 행동이 필요하다. 그래야 기성세대를 만족하게 하면서도 다음 세대의 가능성을 위협하지 않는 '지속가능성'이 구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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