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23일 A(20)와 B(19) 씨는 대전의 한 아파트단지 지하주차장에서 잠기지 않은 승용차에 들어가 110만원 상당의 지갑을 훔치고, 같은 해 12월 12일에는 또 다른 주차장에서 같은 방식으로 승용차에 침입해 상품권 75만원을 훔쳤다. 범행사실이 적발되자 A와 B 씨는 만 19세 미만으로 소년법을 적용 받는 C(18) 군을 A 씨 대신 가짜 범인으로 내세우기로 했다.
B 군은 경찰에 출석해 자신이 C군과 범행을 벌였다고 허위자백을 하고 C 군은 진술을 거부하는 식으로 범행을 부인하지 않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실제 범인 A 씨는 빠지고 B 씨와 C 군이 입건돼 검찰에 송치됐다.
대전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황우진)는 검찰 조사 단계서 B 씨가 진술을 번복해 전혀 별개의 D(18) 군을 공범으로 지목한 것을 수상히 여겨 직접 수사와 경찰에 추가조사를 요구한 끝에 진범 A 씨를 밝혀냈다.
대전지검은 A 씨를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같은 특수절도 사건이더라도 만 19세 미만 청소년은 소년법으로 보호처분돼 성인보다 상대적으로 경미한 처벌을 받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에서는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만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을 범죄에 끌어들이는 사건도 있었다.
지난 6월에 중구와 유성구에 있는 귀금속전문점 두 곳에서 새벽시간 출입문을 부수고 침입해 9300만원 상당을 훔쳐 달아난 사건에서도 20대 성인들이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만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을 범행에 가담시켰다. 촉법소년들을 귀금속점에 침입하고 훔치는 역할을 맡기고 자신들은 처벌을 피하려 한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촉법소년을 포함해 19세 미만 범죄소년을 재판하는 소년보호사건이 작년 대전가정법원과 청주지법에 4149건 송치되고, 올해 7월까지 2893건이 송치될 정도로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대전지검 관계자는 "자백하는 공범 진술이 핵심 증거가 되는 점을 미리 파악해 경미한 처벌이 예상되는 만 19세 미만을 가짜 범인으로 내세운 사건"이라며 "소년범을 낀 성인의 범죄가 최근 증가하는 추세로, 진범을 직구속함으로써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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