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평호 대전시립무용단 예술감독 |
10일부터 열리는 UCLG 총회에 선보이는 기획공연을 총괄 감독한 김평호(58) 대전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에 거는 애정과 기대가 남다르다.
5일 오후 무용단 사무실에서 김 감독을 만났다. 두루마기를 개량한 듯 발목까지 내려오는 카디건에 다리를 180도 이상 벌릴 수 있는 한복 바지를 입은 모습에서 40년 한국무용 외길 인생이 고스란히 엿보였다.
대전시립무용단은 2022 UCLG(세계지방정부연합) 총회 하루 전날인 9일 오후 5시 '國춤-천년지무'를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 무대에 올린다. 총회 기간과 겹치는 대전예당 특별주간에 선보이는 지역 예술가들과의 협연 무대라는 점에서 '지역예술의 세계화' 취지를 잘 반영했다는 평가다.
대전시립무용단을 중심으로 북춤으로 일가를 이룬 '국수호디딤무용단'과 타악그룹 '타고'의 삼위일체를 통해 한국무용의 정수를 발산한다.
'땅의 혼'을 주제로 한 디딤무용단의 오고무(五鼓舞)를 시작으로 대전시립무용단의 '고향의 봄&산촌'과 남도소고춤, 타고의 '천지수화'와 '붉은 혼' 등에 이어 세 단체 연합 '북의 대합주'로 대미를 장식한다.
지난해 4월 대전시립무용단 예술감독으로 선임된 김 감독은 청주대와 중앙대 무용학과에서 학·석사를 취득한 후, 대전시립무용단 훈련장을 거쳐 창원과 청주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을 역임했다.
조부의 영향으로 시작된 한국무용 외길이 어느덧 40년이 흘렀다는 김 감독은 "상쇄 꾼이셨던 할아버지의 권유로 소고(小鼓)를 접했고, 당시 혼이 깨어나는 느낌을 받으면서 전통무용의 혼이 뼛속 깊이 새겨졌다"며 "소고춤은 악기를 들고 추는 춤 가운데 가장 자유롭고 활동적인 춤이며, 한국무용의 교본이 되기에 충분한 장르"라고 말했다.
자신의 이름을 딴 '김평호류 남도소고춤'의 보유자이기도 한 그는 "15년 전 서울에서 공연한 소고춤을 보고 무용계의 제안이 있었다"며 "전통무용에도 저작권 개념이 필요하다는 인식과 함께 40년 춤 인생의 발자취를 유산으로 남기고 싶은 생각이 여론으로 확장되면서 '류' 지정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에 협연자로 나선 국수호 선생과의 인연에 대해서는 "대전예당 측에서 지난해부터 섭외를 시도했으며, 70세가 훌쩍 넘은 나이에도 청년의 몸짓으로 무대에 오르는 국수호 선생을 보면서 동기부여 됐다"며 "이번 공연을 통해 한국무용으로 무장한 K-컬쳐의 우수성을 여실히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 단원들과의 균형감을 묻는 말에 그는 "전국 국공립 무용단 중 대전시립무용단원들이 가장 활발히 움직인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각자 경쟁력을 쌓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시민과 학생, 소외계층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통한 고 경력자 활용 폭이 넓어지기 위한 구체화한 정책 실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