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우주경제, 미래 초일류국가 진입의 토대

  • 오피니언
  • 사이언스칼럼

[사이언스칼럼] 우주경제, 미래 초일류국가 진입의 토대

이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전략기획본부장

  • 승인 2022-10-06 16:47
  • 신문게재 2022-10-07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이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전략기획본부장
이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전략기획본부장
우주개발은 많은 돈이 들고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성과를 볼 수 있으며 하루아침에 양성할 수 없는 전문기술인력이 필요한 분야이다. 그래서 설득력 있는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지 못하면 왜 우주개발을 해야 하는가의 근본적인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고 국가의 투자순위에서 밀려나거나 아예 제외되게 된다.

그렇다면 왜 우주개발을 해야 하는가? 그 대답은 과학기술의 영역에서만 다루지 말고 여기에 경제적 가치를 담아야 비로소 설명이 가능하게 된다. 우주의 경제적 가치는 몇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 우주의 종합예술적 성격에서 오는 스핀온(Spin-on) 가치이다. 우주기술은 전기, 전자, 정밀기계, 화학, 건설 등 주변산업이 발전되어 있지 않고는 도전할 수 없는 기술이다. 또한 반대로 주변산업에게는 우주라는 새로운 영역까지 확대할 수 있는 기회요인이 된다.

둘째, 우주기술은 파급효과를 낼 수 있는 스핀오프(Spin-off) 가치를 갖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정수기, 전자레인지, CT, MRI 등이 있다. 우주개발 과정에서 필요했던 도전적인 기술들이 새로운 산업적 파급을 가져온 것이다.

셋째, 우주활용의 가치이다. 위성개발은 위성의 활용을 전제로 한다. 위성데이터를 활용하는 산업은 방송, 통신, 항법, 기상, 해양, 환경, 농업, 임업, 국방 등 매우 광범위하다. 세계 우주경제 규모를 봐도 2021년도 총 3370억 달러 중 활용산업의 비중이 85%인 2850억 달러에 달할 정도로 크다.



넷째, 뉴스페이스의 가치이다. 최근 기업체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있다. 소형위성 군집을 통한 우주인터넷 서비스, 재사용발사체를 활용한 저비용 발사를 비롯해 우주관광, 우주태양광발전 등 다양한 사업이 대두되고 있다.

다섯째, 우주자원의 가치이다. 지구상의 자원은 점차 소멸돼 가고 지역적으로 편중돼 있어서 다툼이 끊이지 않는다. 달에 있는 물, 헬륨3나 수많은 소행성들에 분포된 희귀광물들은 우주를 선점하는 국가가 자원확보를 통해 미래의 강자가 될 것임을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

위의 다섯 개의 경제적 가치에 따라 각각의 전략이 파생된다. 먼저 스핀온 가치를 위해서 정부는 우주수요를 지속적으로 제기할 필요가 있다. 역량있는 기업들이 우주에 매력을 느끼고 진출할 수 있도록 국가사업을 만들고 체계종합부터 부품개발까지의 생태계를 육성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스핀오프 가치를 위해서는 도전적인 우주개발이 필요하다. 이 경우에는 산업체가 직접 투자하고 연구개발해서 수익을 내기에는 어려우므로, 항우연 같은 공공기관이 안정적인 예산을 가지고 도전적인 분야를 개척하도록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우주활용 가치를 위해서는 수요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위성데이터를 통해 다양한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도록 활용플랫폼을 만들 필요가 있다. 아울러 6G통신, 항법 등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이 될 위성체계를 갖추고, 정밀정찰, 유도무기, 군 작전 등 안보적 차원의 활용전략을 통해 국가생존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뉴스페이스를 위해서도, 정부는 산업체의 혁신적 마인드와 기발한 비즈니스가 우주와 접목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오늘의 SpaceX사를 있게 만든 NASA의 COTS 프로그램이나 우주탐사분야에서 제2, 제3의 SpaceX사를 만들기 위한 CLPS 프로그램은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우주자원은 미래 새로운 패러다임의 원천이다. 결국 세계는 우주자원의 선점을 위해 패권경쟁에 돌입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우주자원을 안보와 연결시켜야 하고, 국제질서를 주도해야 하며 우호국 확보를 통해 패권경쟁에서 외톨이가 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

결국 우주경제는 우주개발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며 이를 통해 미래 초일류국가로 진입하게 되거나 아니면 도태되는 국가가 될지가 결정될 것이다. 이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전략기획본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