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정 교사 |
첫 번째는 가치관 교육이다. 단순한 꾸짖음에 의한 가치관 형성과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특히 자신만의 주관을 형성하며 사춘기가 시작되는 고학년 시기에는 '나'를 찾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주기적으로 반 이슈와 관련된 가치관 교육을 했다.
이는 아이들의 주체성과도 연결돼 학급 운영에 큰 도움이 됐다. 매주 학급회의를 통해 좋았던 점, 아쉬운 점, 바라는 점을 공유하고 학급의 중요한 일을 결정한다. 또한, 부서를 정해 학급 운영과 관련된 모든 일을 나눠 맡았다. 교실 인테리어, 학급 행사, 게시판 관리 등은 모두 아이들이 맡는다. 그 결과 아이들은 자기 생각이 반영되는 교실에서 더욱 주인의식을 가지며, 함께 정한 약속을 지켜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두 번째는, 삶에 도움이 되는 사회교육이다.
5학년 2학기에는 고조선에서부터 근대까지 이르는 우리 역사가 등장한다. 이른 시간에 많은 양을 배워야 하는 만큼 교과서에서는 주요 사건을 중심으로 다룬다. 나는 아이들이 역사에 대한 단편적 이해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됐다. 마침 아이들은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흐름도 궁금해했고 2학기 사회시간 동안 역사 스토리를 재미있게 풀어보기로 했다. 필요한 경우 주변 국가나 세계정세도 함께 다뤄 상황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고 세상을 이해하는 눈을 길러주는 것을 목표로 했다.
6학년 1학기에 등장하는 정치와 경제영역은 학급 운영에 적용, 지도했다. 먼저 학급 부서를 정부 각 부처의 이름으로 해 역할을 나누고, 학급 화폐 제도를 운용했다. 화폐 발행에서부터 세금 징수까지 모든 일은 기획재정부에서 맡으며,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외교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등도 각자 맡은 일을 하고 월급을 받는다. 아이들은 생활 속에서 자연스레 나라 살림을 이해하고 건강한 돈 관리 및 투자 방법을 익혔다.
마지막은, 세계시민교육이다. 세계시민이란 '세계를 구성하는 개체로서의 시민'이다. 이는 초등학교 사회 교육과정 마지막 내용과도 관련 깊은 만큼 현대사회에 중요시되는 많은 가치를 담고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세계적으로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는 기후 위기이다. 최근 있었던 큰 홍수와 태풍도 이상기후의 영향이 크다. 환경교육은 지속적인 관심과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돼 1년 장기 프로젝트로 운영했다. 온라인 학급 게시판에 매일 실천한 내용을 올리고, 매주 실천 정도를 집계해 내가 돈을 냈다. 학년 말에는 모인 돈과 추가로 아이들의 마음을 합쳐 우리 반 이름으로 아이들이 원하는 곳에 기부했다. 그리고 중간중간 환경 페스티벌을 개최해 함께 플로깅 및 용기내 캠페인에 참여했다.
이런 활동들을 통해 아이들의 생활 습관이 조금씩 바뀌는 것이 느껴졌다. 활동이 마치면 수업 자료는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정리하고, 쓰레기는 작은 부분까지 분리해 버렸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스승의 날에 이면지로 만든 대형 하트 편지를 받았던 일이다. 이렇듯 아이들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며 배운 것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내용 중에는 나도 함께 생각하고 노력해야 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아이들에게 유의미한 배움을 주고, 함께 실천하는 교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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