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출연금을 받은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은 집행 금액이 장학사업 등이 아니라 임직원 급여와 운영비로 쓰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홍성·예산)이 해양수산부로부터 받은 '서해안 기름 유출사고 관련 삼성중공업 출연금 집행내역'을 분석한 결과, 삼성중공업이 지급한 보상금 2900억원과 누적 이자가 합쳐진 출연금 3067억원 중 사업비로 사용된 금액은 265억원(집행률 8.3%)에 그쳤다.
2007년 12월 발생해 피해액만 7341억원으로 집계된 태안 기름 유출사고 후 피해 어민과 주민들을 위해 마련한 출연금은 3067억원 중 2024억은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에 배분됐고 1043억원은 (재)서해안연합회의 몫으로 배정돼 4년 전 보상금이 기탁됐다.
그러나 조합과 재단의 출연금 집행률은 각각 7.5%(158억)·9%(107억원)다. 문제는 피해 주민들을 위한 보상은 전무하다는 게 홍 의원 측의 설명이다.
피해주민의 재기와 해양 환경의 조속한 복원을 위한 지역발전기금 용도로 출연금을 기탁받은 조합과 재단은 각각 10년·5년의 사업기간을 거쳐 전액을 집행할 것을 약속했지만 현재까지 집행된 금액은 계획 대비 평균 집행금액인 202억, 209억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특히 허베이조합은 전체 집행액 중 절반 이상을 지역경제 활성화, 장학사업 등의 목적 사업비가 아닌 임직원 급여나 운영비 등에 사용했다는 게 홍 의원 측의 얘기다.
허베이조합의 연도별 세부 집행내역을 살펴보면 2019년 총 55억 1730만원을 집행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이나 장학사업비로는 0.52% (2867만원)만을 사용했고 2020년에는 29억 5989만원을 집행하면서 임직원 임금으로만 절반에 가까운 금액(12억 3872만원)을 사용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해수부는 수수방관으로 일관했고, 피해민들의 규탄대회 등을 통해 의지를 전달하자 올해 초 허베이조합에 대한 TF를 구성해 감사에 들어갔지만, 현재는 T/F팀마저 해산돼 담당 직원 1명이 홀로 감사를 진행 중이다.
해수부 감사 결과, 허베이조합은 임기가 만료된 임원 6인에게 9개월간 인건비 2억 3733만원을 지급한 혐의로 감사원 조사를 받고 있으며, 회의수당 부당지출로 5100만원의 수당을 환수조치 받았다.
홍문표 의원은 "피해 주민들의 희생과 눈물로 어렵게 조성된 출연금이 투명하고 정당하게 피해주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해수부의 책임감 있는 역할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은 태안군과 서산·당진시·서천군 등 4개의 피해 시·군으로 구성됐으며 (재)서해안연합회는 보령시와 홍성군·군산시·부안군·무안군·신안군·영광군 등 7개 시·군의 피해민단체로 구성돼 있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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