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제보] 직원이 회사 식자재 수개월간 수억원 횡령... 처벌은 솜방망이?

  • 사회/교육
  • 건강/의료

[독자제보] 직원이 회사 식자재 수개월간 수억원 횡령... 처벌은 솜방망이?

식자재 유통업체 직원 물건 빼돌려 인근 되팔기도
변상땐 집행유예·실형 1~2개월 그쳐 법 개선 시급

  • 승인 2022-10-06 17:20
  • 신문게재 2022-10-07 6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 대전 오정동 농수산물시장 인근에서 식자재 유통업을 하는 안현수(가명)씨. 수개월 전부터 가게에 보관하던 식자재의 일부가 사라지고 있다고 느꼈지만, 기분 탓으로 넘겨왔다. 그러던 중 최근 퇴사한 직원으로부터 수상한 소리를 들었다. 직원 중 A씨가 몰래 식자재를 빼돌리고 있다는 것. 이에 가게 CCTV를 확인한 결과, A씨가 자신의 차량에 식자재를 옮기는 모습이 포착됐다. 안 씨는 횡령 및 특수절도 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222222
대전의 식자재 유통업체 직원 A씨가 새벽시간 자신의 차량에 계란을 싣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로 인해 전국적으로 회사 내부 직원의 횡령사건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횡령범죄로 인해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의 경우 폐업 위기에 몰리기도 하지만, 범죄자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제보자와 경찰 등에 따르면, 농산물 식자재 유통업체 직원 A씨는 사람들이 잠든 새벽 시간대에 절도행위를 저질렀으며 수개월에 걸쳐 진행됐다. 이와 함께 범죄현장에 공범이 존재한 것으로 보고, 횡령 및 특수절도 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절도는 형사사건으로 형사재판을 받게 되지만 범죄를 저지른 A씨가 피해액을 모두 변상할 경우 솜방망이 처벌이 불가피하다. 실제 대부분 집행유예에 그치거나, 실형을 받아도 1~2개월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현수 씨는 회사 내 횡령사건은 형량이 작아서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며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씨는 "사람들은 가게에서 식자재 좀 훔친 게 무슨 대수냐고 할 것 같은데, 기간과 횟수를 고려했을 때 피해액은 수억원에 달한다"며 "확보한 CCTV 영상자료 이외에 A씨가 그 이전부터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11111
대전의 식자재 유통업체 직원 A씨와 인근 시장상인 B씨가 새벽시간에 만나 전기카트에 식자재를 싣고 있다.
안 씨를 당황스럽게 한 것은 범죄가 들통난 뒤 A씨가 보인 행동이었다.

그는 "A씨는 피해액만 변상해주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면서 "특히 회사를 그만두게 됐으니, 고용노동부로부터 실업 급여나 이직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 해서 황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통업계에서는 식자재 절도사건이 비일비재하다"면서 "A씨처럼 범죄가 들통난 뒤 피해액을 보상하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고 지적했다.

안 씨는 또 다른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A씨가 훔친 식자재를 인근 시장상인 6~7곳에 되팔았는데, 이들 가게에서 A씨가 몰래 빼돌린 물건이라는 걸 알면서 구입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안 씨는 "해당 상인들에 대해서도 공범으로 보고 3명에게는 고소장을 제출했고, 나머지는 확인되는 대로 고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KakaoTalk_20221006_160059284
대전지역 식자재 유통업체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이 식자재를 횡령한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사진은 범죄 발생 현장 모습.
이에 경찰 관계자는 "고소인(안현수)으로부터 고소장을 접수 받고 한차례 고소인 조사를 했다"면서 "고소 사실이 특정되면 피고소인(A씨)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솜방망이 처벌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사법기관이 결정할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2.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3.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4. 연명치료 중에도 성장한 '우리 환이'… 영정그림엔 미소
  5. 대전교육청 성천초 통폐합 추진… 학부모 동의 난항 우려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