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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질병관리청은 9월 16일 2년여 만에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코로나19가 대유행했던 2020년과 2021년에는 정부의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과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로 인해 감염병 확산세가 적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4일 본보 취재 결과, 대전지역 병·의원별 독감백신 접종 비용은 2배가량의 차이를 보였다. 대전에서 가장 저렴한 곳은 2만5000원이었으며, 최고는 4만5000원에 달했다.
전국으로 확대하면 그 격차는 더욱 커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 공개자료에 따르면, 국산백신인 '보령플루V테트라백신주(4가)'의 접종비용은 전국 최저 1만3000원, 최고는 7만원으로 무려 5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다시 말해, 같은 종류의 백신이어도 병원마다 가격이 제각각인 셈이다.
또한 국내에서 개발한 소위 '국산 백신'인지 '수입 백신'인지에 따라서도 가격에 차이를 보였다. 대전지역 병·의원별로는 국산이 수입보다 5000원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수입 백신이 국산보다 비싼 이유는 백신 원료도 다르고 이에 따라 제약회사에서 파는 가격이 다르기 때문"이라면서 "또 원산지에서 수입해와야 해서 운송료가 더 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격에 차이를 보이는 원인은 독감 백신이 의료보험 적용이 안되는 비급여 항목이어서, 병·의원별로 가격을 책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각 병·의원이 개별적으로 주문해 백신을 들여오는 만큼 물량에서 오는 단가 차이, 또 접종 비용에 이윤을 얼마나 붙이는지에 따라 전부 다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 수년 전부터 반복돼왔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없는 실정이다. 병·의원별로 각자 가격을 매겨 팔겠다는 시장 경제 논리를 무시한 채 정부에서 개입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소비자들은 독감백신이 싼 병원을 찾아 발품을 팔 수밖에 없다.
대전 서구에 거주하는 이 모씨(50대)는 "우리 가족(4인) 기준 대전에서 가장 싼 곳과 비싼 곳의 독감백신 비용이 8만원 차이"라면서 "식약처에서 백신 별 효능 차이가 거의 없다고 밝힌 만큼, 가장 싼 곳에서 접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5일부터 1회 접종대상 어린이와 임산부를 대상으로 국가 예방접종이 시작된다. 이들에게 투여되는 약품은 국산 4가 백신이며, 접종비는 전액 무료다.
대전 서구보건소 관계자는 "질병청으로부터 4가 백신을 접종하라는 권고 지침이 내려와 3가 백신은 취급하고 있지 않다"면서 "대전에 보급된 백신 종류는 국산제품"이라고 말했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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