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 경제교육부 차장 |
충청권에서도 많은 축제들이 벌어지고 있다. 충남의 대표 축제인 백제문화제를 비롯해 계룡 군문화축제, 논산 강경젓갈축제, 금산 인삼축제 등이 펼쳐지고 있으며, 대전에서도 0시 뮤직 페스티벌, 대전역 0시 축제, 효문화뿌리축제, 서구 힐링아트페스티벌, 국화꽃전시회, 대청호뮤직페스티벌 등 다양한 행사들이 치러진다.
축제는 지역의 정체성을 홍보할 수 있으며,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지역 주민을 통합하는 좋은 수단이다.
3년 만에 다시 돌아온 축제에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좋았지만, 씁쓸한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축제의 성패가 많은 인원을 끌어모으는데 있다보니 자칫 본질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의 선심성 행사로 여기면 안된다.
잔치에 주인공이 누구인지 헛갈리고 펼쳐지는 축제가 다수고, 개성 없는 모습에 신명은 사그라진다. 각각 다른 테마를 가지고 출발하지만, 대다수 행사가 천편일률적이다. 어딜 가나 비슷한 공연, 먹거리, 프로그램이 펼쳐지고, 특산물 이름을 내건 축제인데도 온갖 물품을 다 판매한다. 더욱이 가수에 기댄 홍보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대전의 축제는 특산물이나 역사·문화성 있는 테마가 없다 보니 축제 현수막 곳곳에 가수의 얼굴이나 이름이 가득 차 있다. 축제의 본질은 사라지고 가수 인기에 편승해 사람을 끌어모으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크다. '연예인 공연'은 축제의 흥행 여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된 지 오래다. 유명 연예인일수록 축제 활기를 띄우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규모 예산을 소모하면서 정작 축제의 정체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1995년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폭발적으로 축제가 늘어났다. 최근에는 전국의 축제 수가 약 1000개로 집계되고 있다. 지역에 따라 축제의 빈도가 너무 잦고,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아 같은 주제나 인접 지역의 중복적 축제 개최로 예산이 낭비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단순히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먹고 마시는 축제로 전락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지자체들은 양적 성장에 비해 독창성과 특색이 없는 소모성·일회성 축제 등 축제 고유의 재미와 매력을 상실한 무분별한 지역축제에 대해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 축제는 진정성이 핵심이다. 지역성과 역사성을 반영하고, 지역민의 삶과 생활 환경이 반영되어야 한다. 여기에 축제의 프로그램은 주제를 잘 반영해 담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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