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형화재 예방을 위해 재난 감수성 높여야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기고] 대형화재 예방을 위해 재난 감수성 높여야

채진(목원대학교 소방안전학부 교수)

  • 승인 2022-10-04 17:10
  • 신문게재 2022-10-05 18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채진
채진 목원대 소방안전학부 교수
최근 지속적인 화재 예방 활동으로 화재 발생 건수는 감소추세에 있으나 화재의 규모는 대형화재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9월 26일 오전 대전 현대아울렛 화재 참사로 7명의 근로자들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고, 1명의 근로자가 크게 다쳤다.

이번 현대아울렛 화재의 특징은 불과 연기가 빠르게 퍼져 소방시설이 화재를 제어할 수 없었고, 연기로 인해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다. 이렇게 순식간에 화재가 확산되면 화재로 인해 유독가스가 발생하게 되고, 유독가스로 인해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다. 따라서 대형화재가 발생하면 대피가 우선되어야 하는데 대형화재가 발생하면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이 문제다.

화재가 시작한 곳은 지하 1층 상하자 작업장 근처라고 한다. 상하차 작업장은 부득이 상품을 쌓아놓을 수 밖에 없고, 이런 상품들은 불에 탈 수 있는 가연물이다. 그리고 차량에 불이 붙으면 걷잡을 수 없다. 거의 폭발수준에 연소 현상이 나타난다. 이런 상품, 차량에 화재가 발생하면 많은 유독가스가 발생한다. 특히 이번 화재는 유독가스로 인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다.

이번 현대아울렛 화재로 논란이 되고 있는 제연설비는 지하주장에 설치대상도 아니다. 제연설비는 압력이 형성되고 압력의 차이(차압)에 의해서 작동된다. 따라서 넓은 지하주차장에 제연설비를 설치하는 것은 공학적으로도 매우 어렵다. 건물 내에 화재가 발생하면 연기, 일산화탄소 등 유독가스가 발생한다. 이러한 유독가스는 피난에 큰 장애요인이 된다. 제연설비는 피난에 지장을 주는 유독가스를 밖으로 배출하는 설비이다. 한마디로 제연설비는 피난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설비이다.



현대아울렛 화재와 유사한 대형화재가 계속적으로 발생한 것은 소방설비가 설치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소방시설의 관리 부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소방안전관리자가 상시 순찰하면서 화재 예방 활동을 수행해야 한다. 예를 들어 화재의 위험성이 있는 불씨, 불에 탈 수 있는 물건 등을 관리해야 한다.

화재 등 재난을 너무 과소평가해서 인명피해가 많이 발생한다. 지하 공간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우선 지상으로 신속하게 대피해야 한다. 연기가 쌓여있는 지하면 옷이나, 수건 등을 물에 적셔 입과 코를 가리고 낮은 자세로 대피해야 한다. 유독가스는 위로 올라가서 천장에 닿으면 아래로 내려오기 때문에 낮은 자세로 대피하면 유독가스에 노출되는 것을 예방을 수 있다. 그리고 대피할 때는 계단을 통해서 대피해야 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대피하면 위험하다. 화재가 발생하면 정전이 되어서 엘리베이터에 갇힐 수 있다.

대형화재에 대비해서 소방안전 교육과 훈련이 매우 중요하다. 실제 화재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화재대피 훈련을 진행해야 한다. 위기상황에서 인간은 이성적인 판단이 매우 어렵다. 즉, 위기상황에서 인간은 5살 수준으로 지능이 떨어진다. 따라서 화재 상황에서 이성적인 판단을 할 것이 아니라 몸으로 즉각 반응할 수 있는 화재대피 훈련을 실전처럼 진행해야 한다.

위험한 환경에 처하게 되면 신속하게 위험으로부터 대피해야 하고, 재난 감수성도 높여야 한다. 물건을 챙긴다든지 해서 시간을 지체하게 되면 소중한 생명을 잃을 수 있다. 괜찮다, 잘 될 것이다. 이런 안심의 한마디보다 재난은 항상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그래야만 소중한 생명을 보존할 수 있다.

/채진 목원대 소방안전학부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고교 당일 급식파업에 학생 단축수업 '파장'
  2. 대전 오월드서 에어컨 실외기 설치 작업자 추락해 사망
  3. 열악했던 대전 여성노숙인 쉼터…지원 손길로 '확 달라졌다'
  4. "뿌리부터 첨단산업까지… 지역과 함께 혁신·성장하는 대학"
  5. 대전 중구 교육부 평생학습도시 신규 선정 '중구가 대학, 온마을이 캠퍼스'
  1. 대전교사들 "학교 CCTV 의무화, 사건 예방에 도움 안돼" 의무화 입법에 반발
  2. 계룡산성 道지정문화재 등록 5년째 '보류'…성벽과 기와 무너지고 흩어져
  3. 대전 금고동 주민들 "매립장·하수처리 공사장 먼지에 농사 망칠판" 호소
  4. 사랑의 재활용 나눔장터 ‘북적북적’
  5.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헤드라인 뉴스


[르포] 4·2 재보궐 현장…"국민통합 민주주의 실현해야"

[르포] 4·2 재보궐 현장…"국민통합 민주주의 실현해야"

"탄핵정국 속 두 쪽으로 갈라진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고 민주주의가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4·2 재보궐선거 본 투표 당일인 2일 시의원을 뽑는 대전 유성구 주민에게선 사뭇 비장함이 느껴졌다. '민주주의의 꽃' 선거를 통해 주권재민(主權在民) 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발현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저마다 투표소로 향한 것이다. 오전 10시에 방문한 유성구제2선거구의 온천2동 제6투표소 대전어은중학교는 다소 한산한 풍경이었다. 투표 시작 후 4시간이 흘렀지만 누적 투표수는 고작 200표 남짓에 불과했다. 낮은 투표율을 짐..

`눈덩이 가계 빚` 1인당 가계 빚 9600만 원 육박
'눈덩이 가계 빚' 1인당 가계 빚 9600만 원 육박

국내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이 약 9500여 만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40대 차주의 평균 대출 잔액은 1억 1073만 원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은 9553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12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1인당 대출 잔액은 지난 2023년 2분기 말(9332만 원) 이후 6분기 연속 증가했다. 1년 전인 2..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는 어디?... 동구 가오중, 시청역6번출구 등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는 어디?... 동구 가오중, 시청역6번출구 등

숨겨진 명곡이 재조명 받는다. 1990년대 옷 스타일도 다시금 유행이 돌아오기도 한다. 이를 이른바 '역주행'이라 한다. 단순히 음악과 옷에 국한되지 않는다. 상권은 침체된 분위기를 되살려 재차 살아난다. 신규 분양이 되며 세대 수 상승에 인구가 늘기도 하고, 옛 정취와 향수가 소비자를 끌어모으기도 한다. 원도심과 신도시 경계를 가리지 않는다. 다시금 상권이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는 역주행 상권이 지역에서 다시금 뜨고 있다. 여러 업종이 새롭게 생기고, 뒤섞여 소비자를 불러 모으며 재차 발전한다. 이미 유명한 상권은 자영업자에게 비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 한산한 투표소 한산한 투표소

  •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