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키호테 世窓密視] 건강이 금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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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키호테 世窓密視] 건강이 금보다 낫다

남의 집 금송아지는

  • 승인 2022-10-01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최창학(崔昌學)은 일제강점기 때 천만장자(千萬長者)로 불렸던 인물이다. 1891년 북한 평안도에서 태어난 그는 1923년부터 1929년까지 평안북도 구성군에 있는 삼성금광을 경영하였다.

당시 그는 조선인 최대의 광업자(鑛業者)로 금광의 호황을 디딤돌 삼아 돈을 그야말로 쓸어 담았다. 여기서 새삼 금(金)은 예나 지금이나 부자로 통용될 만큼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최창학은 일신의 영달을 계속 도보할 목적으로 친일에도 앞장섰다. 각종 친일 단체에서 활동하면서 거액의 국방헌금을 헌납하였다. 일제의 태평양 전쟁을 적극 지원했던 것이다.

그랬던 그가 8.15 광복 후 귀국한 백범 김구에게 자신의 별장인 서울 서대문구 경교장(京橋莊)을 사저로 제공하였다는 것은 어떤 의도와 함의가 담겼을까? 그러나 불행하게도 김구 선생은 경교장 집무실에서 육군 소위 안두희에게 암살된다.



그 후 최창학에게 반환된 경교장은 1949년부터 1952년까지 주한중화민국 대사관저로 사용되었다. 6·25전쟁 때에는 미국 특수부대가 주둔하였으며, 1967년 삼성재단에서 매입했다.

건물 뒷면에 고려병원(현 강북삼성병원) 본관을 붙여 병원 현관으로 사용되었다. 2009년 8월 14일에는 60년 만에 경교장 전체를 복원하기로 하여, 건물 내에 있던 병원 시설들을 모두 옮기고 2011년 3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2013년 3월 1일 개관하였다.

성균관 의대 강북삼성병원에 가면 볼 수 있는 '백범기념실' 경교장은 따라서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교훈까지 배울 수 있는, 그야말로 역사의 산물이자 증인인 셈이다. 대저 사람은 대체로 삶의 최후를 병원에서 마치기 때문이다.

앞으로 편의점에서도 금 자판기를 통해 골드바 등 귀금속도 판매한다는 뉴스를 봤다. 편의점에서 금을 산다?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예나 지금이나 인간이 금을 좋아하는 것은 불변의 어떤 본능이다.

문명의 기원지로 알려진 고대 이집트는 피라미드라는 수식어를 동반한다. 그 피라미드에서는 파라오 투탕카멘이 쓰고 있던 '황금 가면'과 '금광 지도'가 발견되었다. 여기서도 볼 수 있듯 과거에도 인간은 열광적으로 금을 좋아했다.

고대 로마 또한 '포에니 전쟁'과 '다키아 전쟁'에서 가장 많은 금을 약탈함으로써 '모든 길이 통하는' 강력한 로마 제국을 이루었다. 독일의 경제학자 칼 마르크스는 "금은 원래는 화폐가 아니지만, 화폐는 원래부터 금이었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인류 역사에서 화폐로서의 금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더욱이 지금처럼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인력난, 경영난에 봉착한 기업과 상공인들로서는 더더욱 그리운 대상이 바로 금(붙이)이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편의점에서도 금을 살 수 있다곤 하되 그 구입 대상은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과거의 최창학처럼 천만장자는커녕 당장 천정부지(天井不知) 장바구니 물가 부담에까지 시달리고 있는 서민들로선 화중지병(?中之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나는 속담이 있다. '남의 집 금송아지가 우리 집 송아지만 못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적고 보잘것없는 것이라도 자기가 직접 가진 것이 더 나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최근 건강 문제로 아내와 나도 병원과 약국 신세를 톡톡히 졌다. 우리의 건강은 궁극적으로 우리 몸에 무엇을 넣느냐에 달려 있다.

'제40회 금산인삼축제'가 9월 30일부터 10월 10일까지 열린다고 한다. 깨끗한 자연과 강인한 에너지가 삶의 활력을 주는 건강축제라고 하니 꼭 가볼 참이다. 건강이 금보다 낫다.

홍경석 / 작가 · '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 저자

홍경석 세창밀시
* 홍경석 작가의 칼럼 '홍키호테 世窓密視(세창밀시)'를 매주 중도일보 인터넷판에 연재한다. '世窓密視(세창밀시)'는 '세상을 세밀하게 본다'는 뜻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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