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울렛 화재참사] 화상환자 어디로? 대전 유일 중증치료 중점병원 '떠돌이신세'

  • 사회/교육
  • 건강/의료

[현대아울렛 화재참사] 화상환자 어디로? 대전 유일 중증치료 중점병원 '떠돌이신세'

지역 유일 화상치료병원 대전화병원
의료부지 못찾아 매년 '임대차 계약'
화상치료 전문의료진 7명 보유 불구
단기계약탓 의료설비 시설투자 부담
일각, 시유지 등 활용방안 모색 필요

  • 승인 2022-09-28 17:36
  • 수정 2023-02-13 16:15
  • 신문게재 2022-09-29 6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새 비트맵 이미지 (4)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대전점에서 최근 대형 화재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대전 유일 중증화상환자 치료 중점병원인 대전화병원이 마땅한 의료부지를 찾지 못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화병원 전경.
현대 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에서 발생한 화재사고는 발화 지점이 공기순환이 안되는 지하주차장이어서 그 피해가 더욱 컸다. 사상자 모두 일산화탄소에 의한 질식이었으며, 화재 발생지점이 지하가 아닌 지상이었을 경우 생존 가능성이 높았던 만큼 아쉬움이 남는다.

실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 27일 진행한 1차 합동감식조사에서 사망자 7명 모두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내용의 부검 소견을 냈다. 다시 말해 사망자 전원이 공기가 통하지 않아 질식한 것이다. 만약 지상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면 어땠을까? 소중한 생명은 지켰겠지만 중증 화상은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게 지역 의료계의 의견이다.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화상은 1~3도 환자로 구분하는 데 경증 화상의 경우 응급의학과에서 치료가 가능하지만, 중증 화상환자의 경우 응급처치 이후 환자의 생명과 안전이 확보됐을 때 전문치료기관으로 전원 조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대전에는 화상치료 중점병원이 있다. 바로 대전화병원이다. 동구에 위치한 대전화병원은 지난 2009년 베스티안우송병원으로 개원한 뒤, 2021년 현재의 명칭으로 바꿨다.



365일 24시간 화상응급실을 갖추고 있어 충청권은 물론 영·호남에서 많은 화상 환자가 찾는다. 매일 야간시간대에만 평균적으로 10명 이상이 내원할 정도다. 119구급대원들도 지역에서 화재로 인한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곧바로 대전화병원으로 향하고 있다.

화상전문의 6명에 마취의까지 총 7명으로 중부권 최대 규모의 의료진이 포진한 대전화병원이지만 문제는 있다. 바로 떠돌이 신세라는 점이다. 병원 측에서는 의료부지를 구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방법을 찾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실제 화병원이 입지한 건물은 우송대 소유 부지로 1~2년마다 임대차 계약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병원 측은 단기계약으로 건물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설비 등 시설에 투자를 하기에는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중부권 최고 수준의 의료진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낸 장윤철 대전화병원 원장도 시설적인 면에서는 아쉬움을 인정했다. 단기 임대 계약 탓에 시설투자에는 소극적일 수 밖에 없어서다.

장윤철 병원장은 "우송대 측에 병원 운영 측면에서 장기계약을 희망한다고 전달했지만 아직 답변을 못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장기적으로 병원을 신축할 만한 의료부지나 층당 300평 이상의 병원이 들어갈 만한 큰 건물이 필요하다"면서 "공인중개사를 통해 의료부지나 오래된 건물이라도 매입하려 하고 있지만, 마땅한 매물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대전시나 동구 등 지자체 차원에서 시유지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전 서구에 거주하는 오 모씨(42)는 "뉴스로 이번 대형화재로 희생된 시민들을 보면서 남 일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대전시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화재 예방대책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화재 발생시 부상자들이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3.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4.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5.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